‘수십만 원’ 마오타이·우량예 ‘가성비’ 노주노교 특곡 등 다양…검남춘은 이백이 옷 팔아 사 마셨다는 고사도
과거 초록색 병의 북경고량주, 이과두주가 중국술을 대표했다면 최근에는 연태구냥, 공보가주를 흔히 만날 수 있다. 다만 중국인들은 이 연태구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다수의 중국인들은 “연태구냥은 중국에서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면 중국에선 어떤 술이 유명할까. 중국에는 3대 명주, 4대 명주, 8대 명주 등이 있다. 이 리스트에는 매년 새로운 브랜드가 진입하거나 순서가 바뀌긴 하지만 마오타이, 우량예 같은 술은 거의 빠진 적이 없다. 중국인에게 명주를 물어보면 어김없이 마오타이, 우량예, 검남춘, 분주, 노주노교, 서봉주, 동주, 고정공주 등을 꼽는다. 이 중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는 대표적 명주 몇 가지를 소개한다.
노주노교(泸州老窖, 루저우라오자오)의 노교는 오래된 발효고를 의미한다. 노주노교의 가장 오래된 발효고는 1573년 건조된 것으로 중국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많은 제품이 국내 수입사를 통해 정식 수입돼 유통되고 있어 구하기 쉽다.
밀과, 쌀, 고량으로 만들어지며 흔히 파인애플 향 같은 농향형을 띤다. 숙성연수에 따라 1년 이하는 이곡, 1~2년은 두곡, 3년 이상은 특곡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한다. 노주노교 특곡은 중국 8대 명주에 수차례 포함될 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10만 원 이하에 구할 수 있어 가성비 백주로 꼽힌다. 이외에도 명냥, 자사대곡, 교령 60년 등의 제품이 유명하다.
검남춘(剑南春, 젠난춘)은 마오타이, 우량예(오량액)와 함께 중국 3대 명주로 꼽힌다. 이들 셋을 흔히 마오우젠(茅五剑)이라고 불린다. 쓰촨성 몐주(绵竹·면죽)에서 생산하며 당나라 초기부터 황실에 공납됐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역사상 최고의 시인 이백이 옷을 팔아 검남춘을 사 마셨다는 고사가 있을 정도다.
사천평야에서 수확된 다섯가지 양곡(찹쌀, 쌀, 옥수수, 밀, 수수)을 주원료로 하며 농향형 백주의 대표로 여겨진다. 무거운 단맛의 우량예와 가벼운 단맛의 노주노교의 중간 정도라는 평이 있다. 진한 농향의 단향과 묵직하고 그윽한 단맛이 특징이다.
분주(汾酒)는 1500년 전 중국 남북조 시대 궁중의 어주로 바이주의 시조로 불려진다. 마오타이, 서봉주 등이 모두 분주에서 비롯됐다고 할 정도다. 중국 전국평주회에서 연속 수상하며 국가명주로 불렸고 1915년 파나마만국박람회에서는 마오타이를 제치고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분주는 수수(고량)를 주원료로 보리, 완두콩을 발효시킨 누룩으로 두 차례 발효시키고 다시 두 번의 증류를 거쳐 빚어낸다. 맛은 투명하고 향긋하며 끝맛이 순하고 감칠맛이 난다. 청향형 바이주를 대표한다.
서봉주는 섬서성 봉상현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은 7세기 당나라 시절 서부태(西府台)라 불렸고 이 지역에서 생산되던 술을 서부봉상이라 칭했는데 서봉주의 이름은 여기에서 유래됐다. 서봉주는 시고, 달고, 쓰고, 맵고, 향기로운 5미를 담고 있으며 흔히 꿀과 수박향이 난다는 평이 많다. 다른 백주와 구별되는 봉향형(鳳香型)이다.
싸리나무를 엮어 항아리 모양으로 만들고 안에 종이와 두부로 틈새를 막고 돼지피를 바른 주해(酒海)라는 광주리(항아리)에 숙성시키는데 일반 옹기 항아리보다 숙성이 빠르고 독특한 풍미를 낸다. 누룩은 보리, 완두, 밀을 이용해 만든다.
우량예는 마오타이와 더불어 중국 명주 톱2로 꼽히는 백주다. 우량예는 수수와 밀, 쌀, 찹쌀, 옥수수를 원료로 만든다. 복합적인 향과 깊고 두터운 단맛이 어우러져 마신 후에도 한참 동안 입안에 여운이 머문다.
우량예는 명나라 초기에 지어진 발효저장고를 소유하고 있는데 해당 저장고는 650여 년의 역사를 담고 있는 셈이다. 우량예는 명, 청대에 지어진 저장고가 180여 개에 이른다. 우량예의 독특한 풍미는 명, 청대부터 이어진 발효고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쓰촨성 이빈시에서 생산하며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매출액은 마오타이에 이어 백주 중 2위다.
마오타이는 중국 8대 명주 중 첫손에 꼽히는 백주다. 백주의 향형은 농향형, 청향형, 장향형 등으로 나뉘는데 마오타이는 장향형 백주로 묵힌 장맛이 특징이다. 마오타이는 매년 1회만 주조하는데 단오의 밀과 중양의 수수를 9번 쪄내고 8번 발효한 뒤 7번에 걸쳐 증류한 후 저장고에서 3년 이상 숙성을 거친다.
500ml 53%의 귀주 마오타이는 한국 소매점에서 1병에 70만~80만 원 정도에 판매되며, 보급형 마오타이로는 마오타이 왕자주, 마오타이 영빈주 등이 있다. 1930년대 중국 국공내전 당시 패주하던 홍군이 귀주에 들렀다가 주민들에게 이 술을 대접받았고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마오쩌둥은 마오타이를 국가적 명주로 육성했다. 1972년 미국 제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 부주석 저우언라이와 마오타이를 건배하는 사진이 유명하다.
김창의 경인본부 기자 ilyo22@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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