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흥행영화 서비스’ 디즈니+·넷플릭스·쿠팡플레이 순…지난달 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디즈니+ 5위
영화를 좋아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극장을 자주 찾기 어려운 이들이라면 극장 관람을 놓친 흥행 영화를 VOD나 OTT 플랫폼에서 관람하게 된다. 이들 기준에선 어떤 OTT 플랫폼을 구독하는 게 유리할까. 2023년과 2024년 연간 흥행 순위 15위에 오른 영화 30편을 대상으로 어떤 OTT 플랫폼에서 더 많은 영화를 서비스하는지 살펴봤다. 조사 대상 30편의 영화 가운데 ‘모아나2’, ‘소방관’, ‘하얼빈’, ‘위키드’, ‘밀수’ 등 4편은 아직 VOD 서비스만 진행하고 있거나 여전히 극장 개봉 중이라 실질적인 대상 영화는 26편이었다.
2023년과 2024년 연간 흥행 순위 15위에 오른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영화를 서비스하는 OTT 플랫폼은 디즈니+로 2024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5편, 2023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6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범죄도시4’, ‘인사이드 아웃2’, ‘에이리언: 로물루스’, ‘데드풀과 울버린’, ‘핸섬가이즈’, ‘범죄도시3’, ‘엘리멘탈’, ‘더 퍼스트 슬램덩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아바타: 물의 길’, ‘30일’ 등이다.
조사 대상인 26편 가운데 무려 11편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제외한 10편은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다. 애초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역시 디즈니+ 단독 공개였으나 이후 다른 OTT 플랫폼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은 OTT 플랫폼에서 서비스되지 않고 VOD 서비스만 가능한 ‘밀수’ 역시 디즈니+에서 단독 공개된 바 있다.
이 같은 ‘흥행작 싹쓸이’는 디즈니+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마블 스튜디오, 20세기 스튜디오, 루카스필름, 서치라이트 픽처스 등 내로라하는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가 자회사라 여기서 제작한 영화를 모두 단독 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 개봉 영화도 공격적으로 단독 공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 뒤를 이은 넷플릭스는 2024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4편(2편 단독 공개), 2023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5편(3편 단독 공개)을 서비스하고 있다. ‘파묘’, ‘베테랑2’, ‘파일럿’, ‘탈주’, ‘서울의 봄’, ‘콘크리트 유토피아’, ‘노량: 죽음의 바다’, ‘오펜하이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이다. 이 가운데 단독 공개 작품은 ‘베테랑2’, ‘탈주’, ‘서울의 봄’, ‘오펜하이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다. 2023년 흥행 1위 ‘서울의 봄’과 2024년 흥행 1위 ‘파묘’를 모두 서비스하고 있는 OTT 플랫폼은 넷플릭스가 유일하다.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는 1998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DVD 비디오 대여점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콘텐츠를 전 세계에 제공하며 승승장구해왔던 넷플릭스의 최대 위기는 디즈니+의 탄생이었다. 할리우드 유명 영화사들을 자회사로 둔 월트 디즈니 컴퍼니가 만든 OTT 플랫폼이 탄생하면서 해당 영화사들의 영화를 공급받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넷플릭스는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제작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국내에서도 보증된 흥행력을 갖춘 한국 영화들과 연이어 계약하면서 세를 더욱 키워 왔다.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작품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할 경우 출연 배우들도 글로벌 스타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영화계에서도 넷플릭스 서비스를 반기는 분위기다.
그다음은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2024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3편(2편 단독 공개), 2023년 흥행 순위 15위 가운데 4편(2편 단독 공개) 등 모두 7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파묘’, ‘웡카’, ‘듄: 파트2’, ‘더 퍼스트 슬램덩크’,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콘크리트 유토피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등이다. 단독 공개 영화는 ‘웡카’, ‘듄: 파트2’,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다.
쿠팡플레이는 2022년 여름 ‘한산: 용의 출현’과 ‘비상선언’이 극장에서 내려가자마자 바로 서비스하는 초강수를 둔 바 있다. 이를 위해 쿠팡플레이가 두 영화 제작사에 엄청난 베팅을 했었다는 얘기가 나돌았을 정도다. 그 이후에는 공격적인 한국 영화 확보보다는 검증된 외화를 계약해 단독 공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앞선 OTT 플랫폼 세 군데와 비교하면 티빙과 웨이브는 다소 초라하다. 티빙은 2024년 1편, 2023년 2편에 불과한데 단독 공개는 단 한 편도 없다. ‘파묘’와 ‘더 퍼스트 슬램덩크’,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전부다. 웨이브는 2024년 흥행작들 가운데 단 1편만 서비스하고 있지만 2023년 흥행작 가운데에는 4편을 서비스하고 있다. ‘파일럿’, ‘스즈메의 문단속’, ‘콘크리트 유토피아’, ‘노량: 죽음의 바다’ 등인데 ‘스즈메의 문단속’은 단독 공개다.
티빙-웨이브 합병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두 OTT 플랫폼이 하나로 합병될지라도 극장 상영 흥행작 확보는 2024년 2편, 2023년 6편에 불과하고 단독 공개 영화는 단 1편뿐이다. 물론 티빙과 웨이브는 국내 방송 콘텐츠를 양분하고 있는 터라 이 부분에서의 합병 효과는 분명 클 수 있다. 그렇지만 극장 개봉 영화 확보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해 보인다.
1월 6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2024년 12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순위에서 넷플릭스가 1299만 명으로 1위를 기록했고, 티빙이 725만 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3위 쿠팡플레이가 709만 명으로 바짝 따라 붙은 상황이고 웨이브는 437만 명으로 4위다. 5위는 디즈니+(플러스)로 293만 명이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할 경우 1162만 명으로 넷플릭스에 육박하지만 중복 회원 등을 감안하면 수치는 이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가 절대 강자의 면모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글로벌 OTT는 디즈니+는 5위에 머물러 있다. MAU 차이가 무려 1000만 명 이상 벌어져 있다. 흥행 상위권을 차지한 극장 개봉 서비스에선 디즈니+가 넷플릭스보다 앞서 있지만 활성화이용자를 증가시키는 효과는 미비해 보인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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