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라비아 아이돌 출신 사사키 리에. |
패배가 확실할 것으로 점쳐지는 집권여당 민주당과는 대조적으로 급부상 중인 정당이 ‘제3극(제3세력)’이란 별칭 불리는 일본유신회다. 이 정당은 이시하라 신타로 대표와 하시모토 도루 대표대행의 인기에 힘입어 이번 총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소선거구와 비례 후보 157명 중 무려 60%를 정치 신인으로 채운 일본유신회는 참신한 정치를 내세우며 선거에서 이기겠단 작전이다.
혼란스런 일본 정국과 일본유신회의 이색 선거 전략에 대해 <주간문춘>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지난 2009년 5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뤘지만 정치자금 문제, 실언 등으로 집권 중 약 1년마다 총리가 바뀐 민주당은 이제 비운의 정당으로 남게 될 처지에 놓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 미만에 머물고 있는 것. 민주당의 옛 정계거물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이 이끄는 ‘국민의 생활이 제일’당은 최근 인기가 높은 시가 현 지사가 이끄는 미래당으로 합류하기로 쇄신책을 내놓았지만 지지율은 6%에 불과하다.
최대 야당 자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 정권 탈환을 누누이 강조하며 올가을에는 지지율이 37%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최근 20% 안팎으로 지지율이 주저앉았다. 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에는 실망했고 자민당에는 질려버렸단 게 바로 민심”이라고 지적했다. 가업처럼 자식에게 자신의 선거구 텃밭을 물려주는 자민당의 세습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끼는 일본인은 의외로 많다.
이렇게 혼란스런 와중에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 일본유신회다. 징병제 도입과 핵무기 개발을 주장하는 극우 중의 극우 이시하로 신타로가 수장인 일본유신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등에서도 크게 경계하고 있으나 일본 국내에선 지지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12월 초 인터넷업체 LINE의 앙케트 조사에서 일본유신회 지지율은 24.4%로 자민당 18.5%, 민주당 10.6%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물론 이런 인기는 거품일 수 있다. 왜냐하면 불과 두 달여 전만 해도 일본유신회의 지지율은 대표대행 하시모토 도루 현 오사카 시장의 성추문 등으로 인해 2%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 일본유신회는 얼마 전 최저임금제를 폐지하겠단 공약을 갑작스레 발표했다가 비판여론이 들끓자 공약을 부랴부랴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 미녀대회 출신 주부 에비사와 유키. |
나카타는 일본 정치 엘리트의 산실 마쓰시타 정경숙 출신으로 지역정치 개혁을 내세우며 요코하마 시장을 두 차례나 역임한 바 있다. 준수한 외모에 경력이 탄탄한 만큼 일본유신회에서도 매우 중시하는 인물이다. 그런데 <주간포스트>에 따르면 나카타는 한 20대 중반 광고회사 여직원과 지방의 호텔에서 밀회를 약속하는 트위터 대화를 했다가 그 내용이 인터넷에 유출되면서 곤경에 처했다.
나카타 측은 일본유신회 반대파가 꾸민 음모라 주장하나 과연 유권자가 믿어줄지는 미지수다. 그는 두 딸을 둔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불륜관계에 있던 호스티스 출신 여성에 의해 2010년 결혼사기로 고소되면서 주간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바 있기 때문.
히가시고쿠바루의 스캔들은 강도가 더 세다. 개그맨으로 높은 인기를 얻어 미야자키현 지사까지 역임한 그는 지사 시절 20명에 달하는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단 추문이 각종 주간지에 실린 바 있다. <주간신조>에 따르면 지사 근무 당시 현청에서 근무하는 여직원과 사귀기도 했는데 심지어 지사실에서 흘러나오는 이상한 신음소리를 들은 직원도 있을 정도다. 그런가하면 지사 재직 시 술에 취해 길을 걷던 중 가슴골이 훤히 보이는 여성을 헌팅하다 여의치 않자 난데없이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어 함께 가던 비서진이 당황하여 뜯어말린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런 성추문으로 지지율이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일본유신회가 꺼내 든 카드는 바로 ‘미녀자객’ 전략이다. 이는 외모가 빼어나거나 눈에 띄는 경력을 지닌 젊은 여성을 인지도가 높은 정계거물의 선거구에 공천해 돌풍을 일으키고자 하는 것으로 개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톡톡한 효과가 있어 과거 선거전에서도 몇 차례 쓰였던 전략이다. 2005년 고이즈미 전 총리가 내세운 일명 ‘고이즈미 칠드런’, 2009년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전 간사장이 밀었던 일명 ‘오자와 걸스’ 출신의 여성의원들이 유명하다.
▲ 내레이터 모델 출신 우에니시 사유리와 그를 응원하러 나온 하시모토 대표대행. |
사사키 리에는 154㎝의 자그마한 체구지만 국립대 공대 출신의 똑똑한 그라비아 아이돌 ‘성소녀’로 회자되며 활동 시 인기가 남달랐던 인물. <산케이스포츠신문>에 따르면 어렸을 적부터 정계 진출을 염두에 둬 섹시화보를 찍을 때도 T팬티 사진은 찍지 않는다고 주변 동료들에게 공언했을 정도라고 한다. 내레이터모델을 하다가 미용업체 직원으로 일해 온 우에니시 사유리는 일본 최고의 미녀배우 사와지리 에리카하고 닮은 얼굴로 화제에 올랐다.
▲ 지난 11월 19일 가두연설 중인 하시모토 대표대행과 후보들. |
과연 이 미녀자객들이 총선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일본유신회가 치과의사 4명을 포함하여 정치경험이 전무한 신인을 과반이 넘게 후보로 낸 이유에 대해 정계에서는 일본유신회의 자금력이 달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생당인 일본유신회가 선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라 재력이 있는 후보만 나왔단 소리다. 알고 보면 사사키는 최고의 그라비아 아이돌로 일하며 현금을 꽤 모았고, 우에니시 및 에비사와는 알부자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