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3분기 누적 순손실 2829억 원, 창사 이래 첫 희망 퇴직·…요기요 “영업권 평가 손실에서 비롯”
#여름 성수기 못 누린 요기요
에비타는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순수익을 의미한다. 기업이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버는 현금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에비타는 개선되고 있지만 다른 경영 지표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초까지 배달플랫폼 시장 2위를 유지했던 요기요는 쿠팡이츠에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밀렸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4년 초 600만 명 수준이었던 요기요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2024년 11월 488만 2925명으로 떨어졌다. 12월이 되면서 546만 9442명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연초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요기요는 배달·픽업 카테고리 내 카드 결제 금액 점유율에서도 하락세다. 요기요는 2024년 1월 9.7%에서 2024년 12월 5.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쿠팡이츠의 점유율은 1월 18.4%에서 12월 35.31%로 상승했다. 갈수록 격차가 더 벌어진 셈이다.
요기요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중 하나인 GS리테일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의 2024년 1~2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은 636억 원이다. 그런데 2024년 1~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이 2829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3분기 실적이 그만큼 저조했다는 의미다.
배달업계에서 성수기는 통상 여름과 겨울이다. 여름의 경우 폭염으로 인한 외부 활동을 피하면서 배달 수요가 많다. 하지만 요기요는 폭염 시기와 맞물린 3분기에만 2193억 원 순손실을 내면서 성수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주문이 많이 몰리는 시기에 수익을 내지 못했는데, 기업 운영상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지난해뿐만 아니라 매년 부진했기 때문에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의 입지가 점점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잦은 수장 교체에 대한 우려
요기요는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위대한상상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영업손실은 1116억 원, 당기순손실은 865억 원이다. 2023년에는 영업손실 655억 원, 당기순손실 4841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요기요 관계자는 “GS리테일·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퍼미라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 CDPI가 위대한상상을 인수할 당시, 순자산 가치보다 높은 대금을 지불했다”며 “2023년에 발생한 영업외손실 대부분은 해당 사유로 인한 영업권 평가 손실에서 비롯됐다. 2024년에도 영업권 평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요기요가 부진한 사이 업계 1위 배달의민족과 2위 쿠팡이츠는 흑자폭을 키웠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023년 연결기준 6999억 원 영업이익과 5062억 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각각 1.65배, 1.84배 올랐다. 쿠팡이츠는 2023년 영업이익 77억 원, 당기순이익 9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43배, 7.65배 증가했다.
요기요는 비용 효율화 방침에 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24년 5월 일부 부서를 폐지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에 따르면 위대한상상의 국민연금 가입자는 2024년 12월 기준 693명이다. 희망퇴직 시행 이전인 8월(1061명) 대비 3분의 1가량 줄었다.
요기요는 2024년 4월 무료 배달 멤버십 서비스 ‘요기패스X’의 월 구독비를 4900원에서 2900원으로 인하했다. 같은 해 6월부터는 네이버플러스멤버십, 토스, 신한카드 등 다양한 플랫폼과 요기패스X 제휴를 맺기도 했다. 8월에는 기본 배달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요기요 라이트’를 출시했다. 여러 승부수에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주주 간 갈등으로 인해 경영 안정성이 흔들린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GS리테일은 2021년 어피너티, 퍼미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요기요를 운영했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든 지분을 인수했다. GS리테일의 지분은 30%다. 어피너티와 퍼미라의 지분은 각각 35%다.
앞서의 배달업계 관계자는 “대표 위로 결정권자로, 공동 최대주주와 3대주주가 있다”며 “이 때문에 대표가 사업 주도권과 추진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밝혔다.
2024년 1월 전준희 요기요 R&D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요기요 대표로 선임됐다. 하지만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같은 해 10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이정환 전임 대표는 2023년 11월 선임됐다가 2개월 만인 2024년 1월 사임했다. 잦은 수장 교체로 경영 불안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요기요 관계자는 “대표 변경이 자주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주주사 관계나 지분 구조와는 무관하다”며 “프로모션이나 제휴 프로그램 등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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