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귀애 씨는 대한전선 그룹을 설립한 설경동 창업자의 며느리다. 2대 회장 설원량(1942~2004년) 배우자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전선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대한전선은 2000년대 후반부터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2010년 이후 자산매각과 재무구조 개선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생을 노렸다. 하지만 2013년 양 씨 아들 설윤석 3대 회장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채권단 주도로 매각작업이 진행됐고 결국 2015년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2020년엔 호반그룹에 편입됐다.
대한전선은 2002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했으나 재무상황 악화로 2011년 4월 부영주택으로 경영권을 넘겨야 했다. 무주리조트는 현재 전북 무주군에서 호텔, 스키장, 골프장과 클럽하우스, 공연장, 컨벤션홀, 사우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양 씨는 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를 인수한 2002년 11월부터 부영주택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2011년 4월까지 무주리조트 이사이기도 했다. 무주리조트 이사를 지낸 양 씨는 무주리조트를 상대로 2021년 7월 동산(미술품) 인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경영권이 부영주택으로 넘어간 지 10년이나 지나서다.

이보다 앞서 무주리조트는 대한전선이 소유하던 시기인 2005~2009년에 골프장 클럽하우스, 공연장, 컨벤션홀, 호텔 두 곳 등에 미술품 49점을 설치해 점유했다. 무주리조트 인수자(부영주택)와 인계자(대한전선) 간 인수인계 과정에서 이 미술품 처리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미술품을 인도하라”는 양 씨 측과 “미술품을 줄 수 없다”는 부영주택이 충돌했다.
2011년 5월 말, 대한전선은 무주리조트 측에 ‘무주리조트 요청에 따라 (미술품) 반출 기간을 5월 말로 연기했던 대한전선 대주주의 개인 미술 소장품들을 5월 말 반출하고자 하니 협조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무주리조트에 설치된 미술품을 가져가겠다는 통보였다.
이에 대해 리조트 측은 ‘대한전선이 보내온 증빙자료에 대해선 리조트가 면밀히 검토 중인바, 소유권 확인 근거가 되지 않은 감정서 등으로 관련 미술품을 귀사(대한전선) 회장 개인 소유로 인정할 수 없고, 관련 미술품은 리조트에 설치됨과 동시에 리조트와 일체화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며 리조트 인수 시 당연히 일체로 평가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므로 미술품 반출에 동의할 수 없음을 통지’한다고 반출불가 입장으로 맞섰다.
당시 대한전선은 다시 내용증명을 보내 ‘미술품은 대한전선 양귀애 회장이 오랜 기간 동안 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여 소장해온 애장품임을 감안해 더 이상 분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반환 절차를 준비해 미술품 전부 반환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요청했다.

1심 법원은 2024년 1월 원고(양 씨)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미술품 22점을 제외한 나머지 25점을 양 씨 소유 미술품으로 인정한 것이다. 원고와 피고 둘 다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24년 12월 13일 이를 기각했다. 결국 법원은 양 씨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2심 법원은 “원고(양 씨)가 제1미술품(25점)에 관해선 작품보증서, 판매확인서, 낙찰확인서, 영수증, 송장, 대금청구서, 작품설치계약서 등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데 반해 제2미술품(22점)에 관해선 이러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일부 승소 이유를 밝혔다.
이에 리조트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상고했으나 바로 다음날 취하했다. 무주리조트 측이 패소하면서 마무리된 셈이다. 양 씨가 돌려받는 미술작품 25점 모두를 합친 가격이 얼마인진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소송과 관련해 한 관계자는 “양귀애 씨가 돌려받는 작품들 가운데는 고가 작품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you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