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 DB |
미국의 한 조사기관이 무작위로 4000명 이상의 여성들의 성생활을 조사한 ‘섹스 인 아메리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대졸 이상 고학력 여성의 일생 전체에서 섹스 상대 수는 가장 많다. 대졸·대학원졸 여성의 24%는 무려 11명 이상의 섹스 파트너가 있다. 반면 11명 이상의 섹스 파트너가 있는 고졸 미만 여성은 15%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파트너 수가 많은 이유는 뭘까? 보고서는 고학력 여성의 결혼연령이 높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공부를 하는 동안 결혼 시기가 미뤄지면서 독신일 때 자유분방한 섹스를 즐길 확률이 크다. 또 파트너에게 오럴섹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여성 수도 고학력 여성이 많다. 고졸 미만 여성의 41%가 오럴섹스를 해본데 반해 대졸·대학원졸 여성의 무려 78%가 오럴섹스를 경험했다.
자위도 마찬가지다. 과거 1년간 자위를 한 여성의 비율을 보면 고졸 미만 여성이 20%에 지나지 않는 데 비해 대학원졸 여성은 40%가 자위 경험이 있다.
특이한 섹스에 관심이 많은 것도 고학력 여성 특징이다. 고졸 미만 여성 13%, 고졸 여성 17%가 애널섹스를 경험한 데 비해 대졸·대학원졸 여성의 24%가 애널섹스를 해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한편 레즈비언이라 자인하는 여성 수도 고학력 여성이 많다. 대졸 이상 여성의 4%가 레즈비언인데 이는 고졸 여성의 8배에 달하는 비율이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공영방송 <NHK>가 3600명 여성을 대상으로 성의식을 조사한 것인데, 사무직이나 연구직 등 이른바 화이트컬러 직업군, 고학력 여성일수록 미혼 남녀의 섹스를 너그럽게 보고 다양한 성생활을 즐긴다. 특히 화이트컬러 직업을 가진 여성의 11%가 딥키스, 섹스 토이를 사용한 성적 자극, 자위하는 모습 파트너에게 보이기, 애널섹스 등 여러 성행위를 경험했다. 이에 반해 이런 성행위에 관심을 가진 블루컬러 직업군 여성은 3%에 그쳤다.
또 도쿄대학에 다니는 여대생 1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애인이 있는 여대생의 43%가 주 2~3회 섹스를 한다. 주 4회 이상 섹스를 하는 경우는 18%에 달한다. 고학력 여성은 섹스를 곧 ‘쾌락이자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한데, 개중에는 섹스 중독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섹스중독을 치료하는 클리닉을 운영하는 일본의 정신과의 후카마우치 후미히코에 의하면 섹스를 탐닉하는 고학력 여성은 의외로 많다고 한다. 상대를 닥치는 대로 바꿔 가며 섹스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섹스중독까지 되어 버린 고학력 여성에 대해 후카마우치 정신과의는 “심한 입시, 취업 공부로 억압된 사춘기와 학창시절을 보내다가 사회에 나와 한꺼번에 성적 흥미를 표출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학력, 수입, 능력 모든 면에서 자타가 만족할 수준에 이르렀지만 주위의 남성은 ‘그림의 떡’처럼 여겨 좀처럼 접근하지 않는다. 뒤늦게야 성에 흥미를 느끼게 됐는데 분출구가 없다. 그러다가 섹스를 한번 경험하고 나면 마치 판도라의 상자라도 열린 것처럼 섹스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럼 한꺼번에 성적 자유를 만끽하게 된 고학력 여성은 대체 어떤 남성에게 끌릴까? 커리어우먼의 연애에 밝은 일본의 한 연애칼럼니스트는 “같은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 않은 애처가 스타일이 가장 인기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고학력 여성들은 대체로 일반 여성들만큼 남성의 수입, 학력, 연령을 따지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업종에서 일을 하거나 같은 직장을 다니는 또래 남성은 애초부터 연애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왜냐하면 라이벌 심리를 강하게 느끼고 경쟁상대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령이 띠 동갑 정도로 차이가 나는 연상, 연하 남성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연상, 연하라고 다 좋아하는 건 아니다. 자신의 학력이나 수입에 대해 콤플렉스를 가진 남성은 질색을 한다. 비록 학력이나 수입은 좋지 않더라도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을 갖춘 남성이 연애대상이다. 이를테면 요리사, 기술자, 목수 등처럼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직업을 가진 남성이다.
성격적인 면에서는 여자를 위하는 애처가 타입이 인기가 있다. 고학력 여성은 온화하고 가정적인 부모 밑에서 딱히 어려움 없이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정을 매우 소중히 하는 아버지를 보고 커서 아버지와 비슷한 사람을 이상형으로 꼽는다.
또 하나는 포용력이다. 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격려해주는 정도만 해도 관심을 받을 수 있다. 평소 씩씩하고 자존심이 강한 고학력 여성들은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길 꺼려한다. 그러므로 조금이나마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놨을 때가 기회다.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으로도 효과가 있다.
조승미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