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적발된 소위 ‘강남 성매매 리스트’가 있다. 해당 리스트에는 무려 6만 6385명의 성매수남의 개인정보(직업, 차종과 차번호, 외모 등)가 그들의 성적 취향과 함께 기록돼 있었다. 그리고 10여 년이 흐른 지난 6월에 적발된 불법 앱에는 무려 400만 개의 성매수남 전화번호와 관련 정보가 담겨 있었다.

경찰은 2023년 11월에 불법 모바일 앱의 존재를 인지했다. 경기남부경찰청 풍속수사팀이 불법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는 과정에서 업주들이 사용하는 불법 앱을 발견한 것.
성매매 업소를 다녀간 성매수남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전국 성매매 업소 업주들이 불법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발된 앱이었다. 불법 성매매 업소 업주가 해당 앱을 설치하면 업주 휴대전화에 저장된 고객(성매수남) 정보가 서버로 자동 전송돼 앱을 설치한 업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렇게 서버에 저장된 정보에는 고객의 업소 이용 이력과 평판은 물론이고 성적 취향까지 담겨 있다. 또한 단속 경찰관 여부까지 기록돼 있어 단속을 피하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예를 들어 경찰이 단속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성매매 업소에 접근하기 위해 전화를 걸지라도 해당 앱을 설치한 업주는 고객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미리 파악해 단속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이력과 평판, 성적 취향 등의 고객 정보도 확인이 가능해 진상 손님을 골라내는 용도로도 활용됐다.
해당 앱 데이터베이스(DB)에는 성매수남 전화번호 약 400만 개가 저장돼 있었으며, 경찰은 여기 가입한 불법 성매매 업소 업주가 무려 2500여 명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 성매매 업소 업주는 1개월 10만 원, 2개월 18만 원, 3개월 25만 원, 6개월 45만 원 등의 이용료로 내고 앱을 사용해 왔다.
2023년 11월에 해당 모바일 앱의 존재를 인지한 경찰은 바로 앱 운영자 검거를 위한 수사에 돌입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총책 A 씨가 2023년 3월 필리핀 세부에 체류하며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앱 개발자로부터 앱의 운영을 제안받아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했다. 앱 개발자는 과거 A 씨가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알게 된 사이로 이들은 수익금을 절반으로 나누기로 공모했다.
총책 A 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앱을 국내에 배포한 뒤 앱을 운영하며 세탁조직을 관리했고, 실장 B 씨는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업주와 수익금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경찰은 검거한 세탁조직이 사용해온 50여 개의 대포통장 계좌를 수개월 동안 추적해 현금 전달 장소 인근 아파트와 주택가 폐쇄회로(CC)TV 100여 대를 분석해 A 씨와 B 씨를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앱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모바일 앱 개발자를 추적해 완전 폐쇄 조치할 할 예정”이라며 “고도화·지능화하는 성매매 연계산업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여 불법 성매매를 근절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2016년에 적발된 소위 ‘강남 성매매 리스트’는 성매매 고객 명단이 엑셀 파일에 담겨 있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에는 성매매 리스트가 모바일 앱을 통해 공유됐다. 게다가 실시간으로 서버에 성매수남 정보가 자동 저장될 만큼 더 편리해졌다. 경찰 단속이 계속되고 있지만 불법 성매매 산업도 고도화하고 지능화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불법 성매매 업소에 전화를 하거나 실제 성매수를 할 경우 자신의 신상정보가 성매매 리스트에 매우 자세하게 기록돼 공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