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후보자는 “지난 대선 때 인민독재보다 검찰독재가 덜 나쁘다는 생각에 투표했는데, 오십보백보인 것 같다”면서 “보수 진영은 자생력이 없다는 평가가 사실인 것 같다. 국회의원은 있는 데 정치가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2024년 크리스마스 무렵 권 후보자는 “국정 최고 책임자는 대통령이지 야당 대표가 아니”라면서 “야당 대표가 만약 집권한다면 그때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권 후보자는 “집권 전에 사법 판단이 나오면 그에 따르면 된다”면서 “박근혜, 이명박 등 전직 대통령을 20여 년 구속시키는 데 앞장 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한동훈을 압도적으로 당대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자는 “당내에도 홍준표, 유승민 등 여러 주자가 있었는데, 용병을 데려다가 권력을 줬다”면서 “개인적 신의도 정치적 노선도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며, 그저 자기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행태가 오늘날 자칭 보수우파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 후보자는 “현재 보수 우파가 나아가야 할 길은 자유 신장, 시장경제 창달, 법치, 사회복지, 남북통일 담론 기반 야당 좌파들과 국가 운용을 놓고 결집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군부 독재를 겪었고 검찰 독재를 겪으면서 혼란에 빠져 있는데, 다시 인민독재를 겪게 되면 나라는 거덜나고 국민은 도탄에 빠진다. 10대 선진국이란 말이 하나의 신기루였고, 모래성이란 탄식이 나올까 걱정된다. 내 견해는 검찰독재를 빨리 청산하고 보수의 개혁과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사회복지, AI시대에 맞는 과학기술 융성으로 인민독재 전선과 맞서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극우 유튜브에 함몰해 비상계엄이 아닌 망령계엄을 내린 대통령의 우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
권 후보자는 “나와 다른 견해도 같은 견해도 존중하겠다”면서 글을 마쳤다.

포럼 관계자는 “권 후보자가 왜 저기 있느냐면서 허망하다는 반응이 있었다”면서 “그동안 권 후보자가 남겼던 메시지 뉘앙스를 돌아보면, 그럴 만도 했다고 느낀 이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인민독재’라고 표현한 그가 거기에 동조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잊힌 정치인 중 한 명이다. 1996년 경북 안동갑에서 통합민주당 간판을 달고 국회에 입성했다. 통합민주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있던 ‘꼬마 민주당’으로도 알려져 있다. 통합민주당은 이후 신한국당과 합당해 한나라당 일부가 됐다.
권 후보자는 제16~17대 총선에선 경북 안동 지역구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3선에 성공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했고, 2012년엔 새누리당 친이계로 분류되며 공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친김무성계’로 활동한 권 후보자는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기도 했지만,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3연속 공천 탈락 쓴맛을 봤다. 2018년엔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경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했으나 3위로 낙선했고, 제21대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경북 안동예천 지역구에 출마했으나 4위로 낙선했다.
권 후보자는 2018년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 당시 미등록 선거사무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 형을 받으며 피선거권을 상실했다. 권 후보자는 2024년 광복절특사에 따라 사면복권됐다.
2022년 제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선언을 한 대한민국 헌정회원 316명 명단에 권 후보자 이름이 있었다. 3년 만에 권 후보자 진영이 바뀌었다. 권 후보자는 2025년 4월 24일 이재명 캠프에 합류했다.
이재명 캠프 합류 당일 권 후보자는 포럼 메신저 소통방에 “언론에 나왔듯 제 정치적 입장이 회원 여러분에게 부담을 드릴 것 같아 이 단톡방을 나가고자 한다”면서 “서로 입장이 다르더라도 늘 반갑게 만나길 기대한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그는 소통방을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권 후보자는 “이 지역 고장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면, (그에) 걸맞도록 정말 선거 때 확실히 지지해주고 그리고 난 다음에 지역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대통령이 계실 때 힘 써달라 그렇게 얘기하는 게 인간사 살아가는 기본 도리”라면서 “많이 도와 주이소”라고 호소했다.
과거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 인사는 “연어가 생을 정리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민주 진영 출신 권 후보자도 정치 인생 막바지에 본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권 후보자가 현실 정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그런 영향력을 행사하는 장관직에 지명된 것도 아닌 만큼 담담하게 보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이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권 후보자를 지명한 건 ‘고향 민심’을 챙기려는 일환”이라면서 “안동 사람을 중용하는 스탠스를 보이면서 고향인 TK(대구·경북) 민심을 아우르고 국민통합을 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요신문은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권 후보자에게 전화와 문자 등을 통해 질의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