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이 1년에 먹어치우는 칠면조는 무려 3500만 마리며, 특히 연말 시즌에 무더기로 소비되기는 미국과 매한가지다.
그런데 최근 영국에서 이런 떼죽음(?)에서 운좋게 살아남은 칠면조 한 마리가 있어 화제다. 브리스톨에 거주하는 ‘크랜베리’라는 이름의 칠면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어디 살아남았다뿐이랴. 마치 애완견처럼 주인 부부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지내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제리와 도운 왓킨스 부부가 ‘크랜베리’를 키우기 시작한 것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공영주차장에서 떠돌아 다니는 ‘크랜베리’를 집으로 데리고 와 다른 애완견 두 마리와 함께 기르기 시작한 것. 집안 생활에 금세 적응한 ‘크랜베리’는 마치 애완견이라도 된 듯 개의 흉내까지 내기 시작했다. 주인이 털을 쓰다듬어주면 좋아할 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경계의 의미로 짖어대기까지 한다. 또한 주인과 산책을 나갈 때면 개들 사이에서 우두머리 역할도 하곤 한다. 보통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칠면조의 습성상 이런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 이에 왓킨스 부부는 “앞으로 계속 키울 생각이다. 올해는 칠면조 고기 대신 소고기를 먹었다”며 이미 가족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