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실용안보포럼 수석부회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었다. 포럼 창립 당시 김 전 장관은 군복을 벗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육사 38기생 중 진급 선두주자였던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8월 육군 참모총장 인사에서 배제되면서 2017년 11월 중장으로 예편했다.
김 전 장관은 정든 군을 떠난 지 약 5개월 만에 민간 포럼 수석부회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전 장관은 육사 동기생인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과 함께 미래실용안보포럼에 합류했다. 김 전 장관은 미래실용안보포럼 주요 행사에서 ‘좌장’으로 활동했다. 해당 포럼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당시 포럼 주요 인물을 거론할 때 김 전 장관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고 했다.

2018년 9월 6일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안 후보자는 공군회관에서 ‘강한군대, 책임국방 구현을 위한 국방개혁 2.0’이란 포럼을 초청했다. 포럼 주최는 미래실용안보포럼이 맡았다. 안 후보자 초청 포럼이 열린 이날은 미래실용안보포럼이 사단법인 설립 인허가를 받은 날이기도 했다.
이날 포럼에서 안 후보자 양옆엔 포럼을 이끄는 수뇌부들이 배석했다. 황인무 전 국방부 차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안 후보자 옆자리에 앉았다.
2018년 11월 20일 미래실용안보포럼이 개최한 ‘북한 비핵화와 남북군사합의서 진단’ 세미나는 안규백 후보자와 육군사관학교 39기 출신 이종명 전 새누리당 의원 주도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 사회를 맡은 이가 김용현 전 장관이었다.
2019년 12월 2일 미래실용안보포럼은 한국국방MICE연구원과 ‘무인체계 효과적 개발 운영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공동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엔 안규백 후보자(당시 국방위원장)를 비롯해 노웅래 전 민주당 의원(당시 과기위원장),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당시 산자위 간사), 윤관석 전 의원(당시 국토위 간사) 등 민주당 주요 정치인이 참석했다.

미래실용안보포럼과 안규백 후보자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미래실용안보포럼과 관련해 “안 후보자가 국방 전문가들의 고견을 직접 청취하고 국방 분야 디테일한 발전 방향을 논의했던 세미나를 주최했던 포럼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당시 포럼에 참석했던 안보 전문가는 “김용현 전 장관이나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 같은 인사가 민주당 성향 예비역 군인인 것으로 알았다”면서 “안 후보자가 주관하는 포럼 세미나서 주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그런데 2022년 대선 때 김 전 장관과 정 이사장이 함께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2022년 11월 24일 사단법인 미래실용안보포럼은 청산종결했다. 청산종결 당시 이사는 황인무 전 국방부 차관과 정재관 군인공제회 이사장이었다. 2022년 12월엔 제20대 대선이 열렸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이겼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충암고 라인’ 핵심인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실장을 거쳐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한 전직 군인은 일요신문에 “당시 미래실용안보포럼이 군 무인체계와 관련한 분야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면서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는 의혹이 있는데, 일련의 흐름에서 상당한 기시감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을 거쳐 제21대 대선이 펼쳐졌고, 정권이 교체됐다. 2024년 12월 5일 김용현 전 장관 사표가 수리된 뒤 국방부 장관은 역대 최장기간 공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관련기사 6·25, 5·16 때도 하루였는데…역대 최장 국방장관 공백사태는 진행형)
이재명 대통령은 초대 국방부 장관으로 안 후보자를 지명했다. 안 후보자는 1961년 이후 첫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포럼에서 와인잔을 함께 기울이던 안 후보자와 김 전 장관의 관계는 2025년 ‘악연’이 됐다.

2025년 6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육군대령 등에 대한 공판기일이 열렸다. 이날 법정에서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을 향해 “많은 직무를 경험하셨으니 물어보겠다”면서 “방위병 출신 국방장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법정 공방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의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비판하는 발언이 나온 셈이다.
재판부는 “너무 속 보이는 질문”이라면서 김 전 장관 측을 제지했다. 김 전 장관이 현재 안 후보자 지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직 장성급 군 관계자는 “돌아서면 적이 되는 정치의 생리를 안 후보자와 김 전 장관 사례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