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 관련 일부 배상 책임 주장했으나 기각…BBQ “2심에서 바로잡힐 것이라 기대”
[일요신문] 제너시스비비큐(BBQ)가 박현종 전 bhc그룹(현 다이닝브랜즈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근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BBQ가 bhc와 맺었던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 이유로 2023년 BBQ가 bhc에 199억 원가량을 배상해야 한다는 최종 판단이 나왔다. BBQ는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으로 재직한 박 전 회장에 일부 배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너시스비비큐(BBQ)가 박현종 전 bhc그룹(현 다이닝브랜즈그룹)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100억 원 규모 손해배상소송에서 최근 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송파구 BBQ 본사. 사진=박정훈 기자지난 8월 14일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3민사부는 BBQ가 박현종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BBQ는 박 전 회장이 BBQ에서 해외사업부문을 총괄하던 시절 경영상 리스크가 있던 bhc와의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BBQ는 이로 인해 bhc에 199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손해를 봤다며 이 중 일부인 100억 원을 박 전 회장이 물어내야 한다는 손해배상 소송을 2023년 6월에 청구했다.
BBQ와 bhc는 한때 한솥밥을 먹는 사이였다. 2013년 BBQ가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 CVCI(현 로하틴)에 매각한 이후 갈등이 불거졌다. 2012년 5월부터 2013년 6월까지 BBQ 해외사업부문 부사장을 맡았던 박현종 전 회장은 2013년 6월 bhc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로하틴은 BBQ가 가맹점 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bhc를 팔았다며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중재 신청을 냈다. ICC는 2017년 2월 BBQ가 bhc에 98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017년 4월 BBQ는 bhc에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BBQ는 2013년 6월 28일 bhc와 상품공급·물류용역계약을 맺었다. 최소 10년간 bhc가 BBQ의 물류용역 서비스를 처리하고 소스 등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었다. BBQ는 bhc가 계약 내용을 어긴 데다 영업비밀을 침해해 신뢰관계가 파기됐다며 해지를 단행했다. bhc는 BBQ가 로하틴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되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2023년 4월 대법원은 BBQ가 bhc에 상품공급계약 관련 118억 원, 물류용역계약 관련 81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확정했다.
BBQ는 박현종 전 회장이 bhc와의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에 문구 수정이나 추가 약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2022년 박 전 회장이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그러자 BBQ는 박현종 전 회장이 bhc와의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에 문구 수정이나 추가 약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박 전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BBQ는 박 전 회장에 상품공급계약과 관련해 bhc가 비밀유지계약서를 위반하면 BBQ가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거나, bhc의 배송 관련 서면보고 의무를 보장하는 내용 등을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BBQ는 추가 약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2013년 9월에 내부적으로 추가 약정서를 만들었다. 물류배송 기준안을 만들어 엄격한 페널티 조항을 설정하고 계약 해지권 행사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BBQ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계약에 (BBQ가 박 전 회장에게 지시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면 그 책임은 (BBQ) 대표에게 있다”며 “(bhc와의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 관련 소송에서 (BBQ가) 패소한 것은 BBQ의 부당한 계약이행 거절로 인한 것일 뿐”이라고 판시했다.
BBQ 입장에선 아쉬운 판결이 나온 셈이지만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BBQ가 bhc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선 BBQ가 승소한 바 있어서다. BBQ는 bhc와 맺은 상품공급·물류용역 계약에서 최소 보장 영업이익률을 정했다. bhc의 영업이익률이 기준치를 넘으면 bhc가 BBQ에 초과이익을 돌려주고,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면 BBQ가 물류서비스와 상품 공급가를 높여 금액을 맞춰주기로 했다. BBQ는 계약 체결 이후 bhc가 한 차례도 정산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대법원은 bhc가 BBQ에 부당이득금 약 71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 사진=연합뉴스이와 별개로 BBQ는 로하틴에 물어준 배상금과 관련해선 박현종 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일부 승소했다. BBQ는 박 전 회장 등이 bhc 매각과 동시에 회사를 떠나 BBQ가 손해배상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며 박 전 회장을 상대로 7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2019년에 제기했다. 2023년 1월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에 28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3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박현종 전 회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이 발탁해 프랜차이즈 업계에 들어왔다. 2013년 BBQ 품을 떠난 박 전 회장은 2017년 bhc 회장직까지 올랐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가 이어졌다. bhc 지주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는 2023년 11월 경영 쇄신을 이유로 박 전 회장을 해임했다.
박현종 전 회장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 bhc 본사 사무실에서 BBQ 전·현직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혐의로 2020년 11월 기소됐다. 검찰은 박 전 회장이 BBQ와 진행 중이던 국제중재 소송에서 유리한 자료를 얻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박 전 회장은 bhc에 재직하며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5월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2심에서 법리 오해가 있다 보면 바로잡힐 수 있다고 본다. (박현종 전 회장을 상대로) 과거 손해배상을 청구해 2심에서 일부 인용된 전례도 있다”며 “(박 전 회장이) 계약 당사자였는데 책임이 없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BBQ, M&A 통해 사업 확장하나
bhc를 매각한 이후 이렇다 할 M&A(인수합병) 건이 없었던 BBQ가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떡 잠실 롯데월드점. 사진=제너시스BBQ그룹 제공비즈니스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앱) ‘리멤버’에 따르면 BBQ는 현재 신사업과 M&A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채용되는 직원은 M&A와 합작투자, 신사업 개발 등을 담당한다.
그간 BBQ는 주로 관계사나 자회사를 통해 치킨 이외의 사업을 펼쳐왔다. 지엔에스올떡을 통해 떡볶이 브랜드 ‘올떡’을, 지엔에스에프앤비와 지엔에스우쿠야를 통해 닭요리 전문 브랜드 ‘닭익는마을’과 우동과 돈카츠 브랜드 ‘우쿠야’ 등의 사업을 영위했다. 다만 자회사들의 규모는 크지 않았다. 지난해 BBQ 별도기준 매출은 5032억 원, 연결기준 매출은 5062억 원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실제로 BBQ는 최근 신사업에 부쩍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BBQ는 2023년 12월 론칭한 반려동물 카페 ‘피터펫’ 2호점을 올해 경기도 하남시에 열 예정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해 9월 푸드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제너시스에프앤티를 설립했다. 지난해 8월 BBQ 모회사 제너시스는 친환경 소재 사업을 펼치는 제너시스네이처도 세웠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올 초 케이터링 푸드 서비스 기업 ‘파티센타’도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M&A를 통해 사업 방식이 비슷한 외식 업종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확장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4월 BBQ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이커머스 기업 위메프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경쟁사인 bhc는 과거부터 M&A를 통해 인수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창고43’ ‘그램그램’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와 관련, BBQ 관계자는 “(위메프의 경우) 인수 의향서를 낸 것은 맞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논바인딩 형태였으며 그 이후 진전이 있지는 않다”라며 “‘종합 외식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 신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