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핑크퐁컴퍼니는 2015년 출시된 동요 ‘상어 가족’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기 상어 뚜루루 뚜루’로 시작하는 가사와 함께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쉬운 율동, 귀여운 상어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상어 가족’은 2019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32위까지 진입했으며, 2022년 1월에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억 회를 최초로 달성하기도 했다.
‘상어 가족’이 한때 표절 의혹에 휩싸였지만, 지난 8월 14일 더핑크퐁컴퍼니의 승소 확정 판결이 나면서 법적 리스크가 해소됐다. 2018년 미국 작곡가 조니 온리(본명 조나단 로버트 라이트)는 자신이 2011년 편곡한 ‘베이비 샤크(Baby Shark)’를 베꼈다며 더핑크퐁컴퍼니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원고의 곡이 구전가요와 사회 통념상 별개의 저작물로 볼 정도의 창작성이 없으며, 2차적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더핑크퐁컴퍼니는 2019년 IPO 주관사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후 상장예비심사 청구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해외 자회사 부진 등으로 실적이 들쭉날쭉해 제대로 된 몸값을 인정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2019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8억 원, 312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이 1170억 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7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2023년에는 영업이익 마이너스(-) 32억 원으로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베베핀’, ‘씰룩(SEALOOK)’ 등 차세대 IP(지식재산권)가 흥행하면서 더핑크퐁컴퍼니는 2024년 매출 974억 원, 영업이익 188억 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은 452억 원으로 전년 동기(463억 원) 대비 11억 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90억 원으로 전년 동기(75억 원) 대비 15억 원 증가했다.
실적이 개선되자 더핑크퐁컴퍼니는 지난 5월 29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본격적인 IPO 절차에 나섰다. 더핑크퐁컴퍼니는 1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과 7000억 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것을 목표로 IPO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2021년 산업은행과 푸른자산운용파트너스 등으로부터 3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으면서 인정받은 몸값은 1조 원인데, 이때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평가가 있다.

더핑크퐁컴퍼니는 2010년 6월 삼성출판사의 자회사(지분 100%) 형태로 설립됐다. 현재는 지분정리를 통해 관계사로 전환돼 중복상장 우려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2025년 2분기 기준 김진용 삼성출판사 대표의 아들 김민석 더핑크퐁컴퍼니 대표이사의 지분율은 18.44%로 최대주주다. 삼성출판사(16.77%)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까지 합치면 총 39.80%다. KT는 9.1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불거진 경영권 매각설이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불안 요소로 꼽힌다. 한국거래소가 발간한 보고서 ‘코스닥 상장심사 이해와 실무’에 따르면 질적 심사에서는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및 안정성 △투자자 보호 등이 검토 사항이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후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최대주주 등의 지분을 20% 수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안정적인 지배 구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모펀드나 외부 기관 투자자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엑시트(자금 회수) 목적으로 상장 주식을 매각하면 해당 종목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갖춘 회사인지 여부가 상장심사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된 경영권 매각설은 사실이 아니다”며 “더핑크퐁컴퍼니는 독립된 지배구조와 책임 경영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출판사는 관계사일 뿐, 당사의 경영 의사결정이나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증권시장이 박스권에 머물고 있고 유사 업종의 상장사들이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도 더핑크퐁컴퍼니 IPO 흥행의 걸림돌이다. 앞서의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주식 시장 상황이 안 좋으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본인들이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수요 예측 시 동종 업계를 비교하기 때문에 동종 업계 분위기에 따라 인정받는 기업가치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캐치! 티니핑’ 시리즈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주가가 급등한 SAMG엔터는 6월 25일 장중 9만 9400원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로 인해 현재 주가는 5만 원대로 떨어졌다. 시가총액은 연초 1000억 원 수준에서 6월 말 8000억 수준까지 올랐다가 9월 초 5000억 원대를 기록 중이다.
이와 관련, 앞서의 더핑크퐁컴퍼니 관계자는 “거래소 심사 결과 및 시장 상황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라며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신규 IP 개발과 글로벌 콘텐츠·라이선싱 사업 확대에 투자할 예정이며, 특히 해외 시장 진출 가속화와 차세대 IP 발굴·육성에 집중해 투자자 가치와 기업 성장을 동시에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