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 대전점은 2001년 대전 중구 문화동에 위치한 세이백화점 본점 건물 신관인 세이투 6~8층에 개관했다. 대전 지역의 CGV 중 가장 오래된 지점으로 대전 원도심 상권의 대표 영화관 역할을 했다. 세이백화점은 1996년 문을 열고 2001년 세이투를 오픈했다. CJ CGV가 세이백화점 소유주였던 대전 향토 유통전문회사 세이디에스와 맺은 임대차계약에 따르면 CGV 대전점의 임대차계약 기간은 2036년 10월 31일까지다.
CGV 대전점의 존속이 불투명해진 것은 2022년 세이백화점 폐점이 결정되면서다. 세이디에스는 2022년 5월 투게더대전문화PFV에 세이백화점 건물을 매각했다. 투게더대전문화PFV는 프로젝트금융회사로 DL이앤씨가 최대주주다. 투게더투자운용, 마스턴투자운용, GS리테일, 삼성증권 등도 주주로 있다. 투게더대전문화PFV가 부동산 관리를 신탁사에 맡겨 현재 세이백화점 건물 소유주는 무궁화신탁이다.
CGV 대전점 퇴거를 둘러싸고 2023년경 CJ CGV와 투게더대전문화PFV 간 갈등이 빚어졌다. CGV 대전점이 건물에서 퇴거해야 투게더대전문화PFV가 건물을 철거하고 개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2023년 4월 양측은 남아있는 임대차계약 기간에 대한 영업손실 보상과 손해배상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 2023년 말 CJ CGV는 421억 원, 투게더대전문화PFV는 215억 원을 제시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PFV 측이) 적정선에서 합의가 될 것으로 판단했는데 그렇지 못한 상황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건물이 신탁사 소유라면 통상 신탁사가 명도소송을 제기한다”며 “개발사업자는 수익자와 위탁자로서 소송수행 위임이나 보조참가로 관여하는 경우가 흔하다”라고 설명했다. 세이디에스 한 관계자는 “책임임차 계약은 끝났지만 우리와 맺었던 임대차계약 기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한 다툼이라 소송 당사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1월 세이디에스는 임대차계약 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CJ CGV에 임대차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임대차계약에 따라 연간 유료관람객 수 80만 명을 기준으로 구간별 수수료율을 정해 임대수수료를 산정했다. 세이디에스와 무궁화신탁은 CJ CGV가 2020~2022년 최소보장수수료(매출액의 일정 비율대로 계산하는 정률 수수료가 사전에 정한 최소 정액 임대료보다 적으면 정액 임대료를 내는 것)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최근 물가자료상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연간 평균 등락률 범위 안에서 임대보증금을 조정하기로 했는데 조정되지 않았으므로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는 입장이다.

재판부는 “임대차계약 해지통지는 투게더대전문화PFV와 CJ CGV의 손해배상액 협상 과정에서 우위의 지위를 차지해 CJ CGV를 건물에서 조속히 퇴거시키기 위해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세이디에스와 무궁화신탁이 항소하며 9월 17일 건물인도소송은 2심으로 향했다.
이와 관련, DL이앤씨 관계자는 “투게더대전문화PFV는 CJ CGV와의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판단하고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J CGV 관계자는 “원고의 청구가 모두 기각됐기 때문에 임대차계약은 만기 시까지 유효하다”라고 밝혔다.
#CJ CGV “영업 지속하고 싶어”
세이백화점 본점 건물에서 CGV 대전점은 홀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폐점이 결정된 후 2024년 5월 CGV 대전점을 제외한 모든 점포가 건물에서 나갔다. 지난 9월 16일 오전 세이백화점 본점은 퇴거한 점포 곳곳에 철장이 내려와 있었고 “CGV 대전 영업 중”이라는 간판만 걸려 있었다. 약 20분간 영화관을 찾은 손님은 4명 정도에 그쳤다.
투게더대전문화PFV는 백화점을 철거하고 지하 4층~지상 42층 4개동에 531세대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과거 DL이앤씨는 세이백화점 본점 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은 디벨로퍼 사업을 확장하겠단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부지 내 복합개발용지의 용적률이 기존 400%에서 700%로 상향되면서 사업성이 개선됐다. CGV 대전점 인근의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긴 하지만, 트램 개통이 되는 데다 대전시에서 트리플 역세권인 곳은 여기밖에 없어 수요는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결국엔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투게더대전문화PFV는 개발 사업 성패에 있어 시기가 중요하다고 보고 CJ CGV의 자진 퇴거를 전제로 협상도 병행하고 있다. 권충선 법률사무소 기준 대표변호사는 “CJ CGV가 명도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협상력을 가질 수는 있다”며 “합의에 이르기 위해 개발사업 시행자 측이 당근과 채찍을 모두 들고 압박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CJ CGV 입장에서 일정 점포수를 유지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싶은 의도도 있겠으나, 급한 게 없어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행보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요신문 취재 결과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 상권 중심지에 위치한 세이백화점 탄방점 건물과 부지는 최근 400억 원대에 매각된 것으로 확인됐다. 세이백화점 탄방점은 2022년 투게더대전둔산PFV가 매입했다. 투게더대전둔산PFV는 투게더투자운용, 해피투게더하우스, 한미글로벌디앤아이, GS리테일 등이 주주로 있다. 당초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CGV 대전탄방점이 퇴거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사업에 착수하지 못했다.
앞서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공매로 나와 마지막 회차인 12회차에서 8월 말 낙찰이 이뤄졌다. CGV 탄방점 임대차계약은 10년 정도 남았는데 이를 매수인이 승계하는 구조다. 계룡건설이 최종 낙찰자로 일정 기간 임대하는 형식으로 건물을 관리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대전=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