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웰푸드는 롯데그룹의 대표 식품 회사다. 롯데그룹의 모태인 식품 사업은 일본과 한국에서 별도로 사업을 진행한 것을 포함해 오랜 기간 비효율적으로 운영돼 왔다. 식품 사업을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매번 새로운 계열사를 설립한 것을 두고 중복 투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2010~2013년 롯데삼강과 롯데햄, 웰가, 롯데후레쉬델리카, 파스퇴르유업을 합병해 롯데푸드를 출범시켰지만, 이후로도 한동안 또 다른 주요 식품회사 롯데제과와 별도로 운영하다가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인 2022년이 돼서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해 식품 부문(음료 제외)을 롯데웰푸드 하나로 통일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말만 해도 올해 예상 매출이 4조 3589억 원, 영업이익이 2610억 원이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롯데웰푸드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요 사업 분야인 화학, 유통이 부진한 가운데 식품만큼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롯데웰푸드는 상반기 부진으로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다. 지난 10월 10일 기준 올해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 1853억 원, 1509억 원으로 1년 전 추정치 대비 4%, 42% 낮아졌다. 합병 법인 출범 첫해인 2023년 영업이익이 1770억 원, 지난해 영업이익이 1571억 원이었으니 2년 연속 역성장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롯데웰푸드의 가장 큰 과제로 낮은 영업이익률을 꼽는다. 매출이 부진한 데다 영업이익률이 3%대에 그치면서 4조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회사임에도 시가총액이 1조 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매출은 롯데웰푸드의 3분의 1, 영업이익도 60% 수준에 그치는 동원산업보다 시가총액은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전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기자본(자본총계)도 2조 2005억 원으로, 사업을 하지 않고 은행 예금만 해놔도 지금의 롯데웰푸드보다는 수익성이 나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비용 절감과 중복 투자 억제라는 계열사 통폐합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여러 계열사가 합병한 상황에서 조직적 융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해외 시장 공략과 같은 것은 이 과제가 해결된 뒤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단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구조조정은 첫발을 뗐다. 지난 4월 45세 이상 임직원 중 근속 10년 이상을 대상으로 최대 기준급여 24개월 치, 재취업 지원금(1000만 원), 대학생 학자금(인당 최대 1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희망퇴직 공고를 냈고, 300여 명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원 절감 효과는 반기보고서로도 확인되는데,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와 올해 상반기 보고서를 비교하면 롯데웰푸드 임직원 수는 6781명에서 6176명으로 605명 줄었다.
인력을 더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 일각의 분석이다. 롯데웰푸드 전체 인력의 절반이 영업 인력인데, 과거에는 영업사원이 직접 차를 몰고 다니며 곳곳의 지역 슈퍼마켓에 납품해야 해 많은 수의 영업사원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편의점, 할인점 매출 비중이 높아져 센터에 직접 납품하면 되는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000명 이상을 더 줄일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희망퇴직과 함께 검토하던 또 다른 계열사 롯데상사와의 합병 건은 무산됐다. 롯데상사와의 합병이 검토된 이유는 상사업체를 품으면 원재료 가격 인상에 대응이 쉬워질 것이라는 점에 있었다. 롯데상사는 유지류, 육류 등 농축수산물을 수입 및 유통하는 사업을 맡고 있다. 그리고 롯데웰푸드는 제과, 빙과, 유지식품, 육가공 사업 부문 가운데 특히 유지식품과 육가공 부문이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고전 중이다. 하지만 합병한다고 해서 원재료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인지, 지난 5월 최종적으로 합병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해외 시장 공략하고, 제품 다변화해야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실적도 다소 아쉬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영업 환경은 상반기보다 다소 나아지겠지만,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서다.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1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되고, 공장 통폐합 비용도 발생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롯데웰푸드는 연초 증평공장을 신라명과에 매각했고, 청주공장을 생산 중단한 뒤 김천공장과 통합 운영하기로 한 바 있다. 소비쿠폰 발급과 빙과 매출 확대로 원래대로라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되지만, 일회성 비용 때문에 유사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반기 기준 롯데웰푸드의 해외 매출 비중은 23% 선이다. 아주 적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만족스럽다고 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인도 시장 공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나 성장성이 기대만 못하다는 분석이 많다. 인도시장 주력 제품이 초코파이, 빼빼로로 카피 제품인 데다 경쟁 제품이 많다는 점이 아쉬운 요인이다.
결국 제품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웰푸드, 그리고 음료 사업을 맡고 있는 롯데칠성음료 또한 최근 수년간 제로 칼로리 제품군에 너무 치중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분석이다. 제로 칼로리 신제품은 어느 정도는 팔리는 데다 제품을 출시할 때 고민을 덜 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은 한계가 있다. 크게 키울 수 없는 저마진 제품이 너무 많아 관리만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메가 브랜드 하나만 발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웰푸드는 증권사 연구원 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하반기 사업 전략으로 빼빼로 판매 강화와 고수익 껌(자일리톨, 졸음번쩍껌) 확대, 말차 등 트렌드 소재 제품화를 제시했다. 그러나 껌 시장이 구조적으로 쇠퇴하고 있어 고수익 껌을 주요 제품으로 내세우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차 신제품과 관련해서는 원료인 텐차 가격이 공급 차질로 급등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주력 제품인 초콜릿의 주원료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이라고 말했다. 해외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제과 시장 구조가 이미 서구의 주요 기업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시장에 다시 진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 공략이 까다롭다”면서도 “롯데웰푸드의 해외시장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영훈 언론인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