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전주에서는 “캄보디아에 간 20대 여성 B 씨가 범죄에 연루된 것 같다”는 실종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B 씨는 SNS에 캄보디아 여행 사진을 올린 뒤 “위험에 처했다”며 손가락이 잘린 사진을 가족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B 씨가 현지 범죄 조직의 유인책으로 활동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 중이다.
지난 10월 9일 경기도 성남에서는 “아들이 캄보디아 어디인가에 감금돼 있는 것 같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자는 “아들에게 전화가 왔지만 곧 끊겼고, 휴대전화를 빼앗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아들 C 씨는 10월 1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가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납치돼 있으니 2만 테더 코인(약 3000만 원)을 보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13일 대전경찰청은 “동남아로 출국한 오빠 D가 캄보디아에 있는 것 같은데 수개월째 연락이 두절됐다”는 가족의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 D 씨는 2월 SNS를 통해 친구에게 ‘캄보디아에서 텔레마케팅 사업을 할 것 같다’ 등의 연락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납치된 뒤 감금과 협박을 당하다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사례도 전해진다.
지난 7월 9일 제주서부경찰서에는 “신원불상의 사람이 E 씨(20대)를 데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가족의 신고가 접수됐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E 씨가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당한 것으로 보고 캄보디아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E 씨는 한 달 뒤인 8월 10일 귀국했다. E 씨의 부모는 “몸값으로 약 3500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요구받았고, 이를 지불한 뒤 풀려났다”고 진술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30대 여성 2명은 “계좌이체를 도와주면 1300만 원을 주겠다”는 대출 브로커 박 아무개 씨의 말에 속아 지난 8월 캄보디아로 갔다가 납치됐다. 두 사람은 폭행을 당하고 유흥업소에 끌려가는 등 학대를 겪었지만 다행히 한국 지인의 신고로 13일 만에 구조됐다. 그러나 귀국 후에도 범죄 조직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종적을 감췄던 대출 브로커 박 씨는 10월 7일 베트남과 캄보디아 접경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박 씨가 캄보디아 범죄 조직에 이용당하다 살해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접수된 260여 명, 2024년 접수된 210명의 사건은 종결 처리됐다. 신고 이후 현지 경찰의 체포나 구조·추방, 자력 탈출, 귀국, 가족과 연락 재개 등으로 현재는 감금 상태가 아닌 사실이 확인됐다는 의미다.
반면 8월 기준 80여 명은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 수치는 외교부가 접수한 신고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국내 경찰이 별도로 접수한 신고와 중복될 가능성이 있어 교차 검증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2024년부터 캄보디아 실종·감금 신고가 143건이며 이 가운데 52건을 아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폭행 사건이 급증함에 따라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10월 16일 0시부터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하고, 다른 지역에 발령된 여행경보도 상향 조정했다. 캄폿주 보코산 일대, 바벳시, 포이펫시는 4단계 여행금지, 시아누크빌 지역은 3단계 출국권고가 발령됐다.
인천국제공항경찰단은 10월 15일부터 인천공항 캄보디아행 항공기 탑승 게이트에 경찰관을 배치해 범죄 의심 탑승자에 대한 불심검문을 진행하고 있다. 검문 첫날부터 캄보디아 프놈펜에 가려던 30대 남성이 탑승 직전 경찰의 제지를 받아 출국을 포기했다.
해당 남성은 검문 과정에서 “본업을 그만두고 쉬고 있었는데 과거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동생이 항공기 탑승권을 보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숙박업소와 행선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으며 항공권을 제공한 지인과도 실제로 만난 적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