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의원 구속 여부는 아직 절차가 남았다. 현직 국회의원은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다.
법무부는 법원이 보낸 추 의원 체포동의안을 11월 5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11월 13일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되면, 27일 본회의에서 표결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된다. 추경호 의원은 11월 4일 특검의 정치적 수사를 비판하면서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 의사와 관계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의석 과반을 점하고 있는 만큼 체포동의안은 무난하게 국회를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2월 초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이후 약 1년 만이다.
추 의원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1999년 특별검사제도 도입 이래 현직 의원이 구속되는 두 번째 기록이 된다. 지난 9월 권성동 의원이 최초로 김건희 특검에 의해 구속된 바 있다.

반면 현역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만큼, 특검이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다는 반론도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현역 의원 구속영장 청구는 특검에게도 모험이다. 여당이 체포동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줬는데,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되면 특검은 수사 동력을 상실한다”며 “특검이 용산 3인방과의 통화 녹취나 국민의힘 실무 당직자 메시지나 증언 등 ‘강력한 한 방’을 법원에서 공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이 관련해 특검 조사를 받고 왔다. 그들이 ‘특검 들어갔더니 내가 증언할 게 없더라. 이미 자료나 증언이 많이 확보돼 있더라’라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고 알고 있다. 특검이 준비를 많이 했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특검은 추 의원이 의총 장소를 당사로 변경한 행위를 계엄 해제 지연 목적으로 의심한다. 계엄 때 국회는 12월 4일 새벽 0시 1분 우원식 국회의장 명의로 “의원들은 속히 국회 본회의장으로 와주시기 바란다”고 소집문자를 보냈는데, 추 의원은 2분 후인 0시 3분 의총 장소를 국회 밖에 있는 여의도 당사로 변경하겠다고 공지했다.
또한 특검 구속영장에는 추 의원이 계엄 나흘 전 관저 만찬 등을 통해 사전에 계엄 공감대를 인식했고, 당일 밤 11시 22분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표결 불참을 당부하는 취지의 협조 요청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지막 변수는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를 맡고 있는 이른바 ‘수원 3인방’이라고 불리는 정재욱 박정호 이정재 부장판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은 조희대 대법원 인사를 통해 수원지법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동, 현 보직을 맡았다. 정 판사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 구속영장을, 박 판사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구속영장을, 이 판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을 각각 기각한 바 있다.
법조인 출신 민주당 관계자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심 판결부터 지귀연 판사의 윤석열 내란 재판,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들까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법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검이 추 전 원내대표 영장실질심사도 잘 준비해야 한다. 시민들도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항의의 뜻으로 11월 4일 이재명 대통령 국회 시정연설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고 보이콧했다. 대신 국민의힘 의원들은 검은 마스크와 검은 상복을 입고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근조리본을 단 채, 이 대통령 국회 도착에 맞춰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강경하게 나서는 것은 ‘추경호 지키기’라는 취지도 있지만, 정당의 존폐가 달려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지도부가 내란을 사전에 인지하고 주요임무를 수행했다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해산 청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민주당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심판 가능성을 압박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11월 5일 “추 의원 혐의가 유죄로 확정을 받으면 내란에 직접 가담한 국민의힘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정당 해산감”이라고 지적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11월 6일 BBS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추 의원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면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당 전체가 문제 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도 “‘국민의힘을 위헌정당으로 해산시키자’ 논의는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정당해산 주장이 나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11월 6일 본인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추경호 의원 등이 기소되고, 권성동 의원 사건에서 통일교·신천지 등의 국민의힘 경선 농담이 확인되면 정당 해산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강제 해산을 당할 바엔 차라리 자발적으로 해산하고, 윤통 세력과 윤통 정권 몰락을 초래한 한동훈 세력을 척결한 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이 보수 진영 재건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아직 윤석열 내란 재판 등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공론화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에 대해 전혀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극우세력과 손잡고 윤 전 대통령 측을 비호하고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그럼 결국 위헌정당 해산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