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우체국은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개인정보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곳이다. 관리자나 취급자는 한 점의 오점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개인정보 취급자의 탈선과 불법은 전체 우체국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
거제시 A 우체국 직원 B 씨는 자신의 친모와 계부 C 씨가 혼인신고도 없이 3년여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던 중, 지난 6월 6일 C 씨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
B 씨는 C 씨의 휴대폰으로 같은 해 6월 9일 우체국 승인번호를 부여받았다. 승인번호가 어디에 쓰였는지 현재로서는 정확한 확인이 힘들지만, 이후 불거진 사건에서 어느 정도 추론할 수는 있다.
C 씨의 유족들은 B 씨를 가족으로 생각하고 망자의 뒷처리를 맡겼다. 사망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요구한 서류를 B 씨에게 보냈는데, 당연히 나와야 할 사망보험금 지급은 없었다. B 씨가 C 씨의 보험수익자를 망자에서 자신의 어머니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자 변경 안내문을 받은 유족들은 B 씨에게 따졌지만 변명만 할 뿐, 정확한 과정이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후 우체국은 CCTV를 통해 B 씨가 독단적으로 상속인이 우체국에 방문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정보를 취급한 사실을 인지했다.
C 씨의 유족 D 씨는 “공기관에서 근무하는 B 씨를 믿고 일을 맡겼는데, 친모와 함께 망자의 돈을 탐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망자의 통장은 비어 있고 빚만 남아 있었다”며 “수상히 여겨 망자의 통장 내역을 확인한 결과,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발견해 망연자실했다”고 말했다. C 씨의 유족들은 B 씨를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관할 기관인 거제우체국 관계자는 “계약자 변경은 당사자가 방문해야만 하는 중대 사안으로 B 씨의 독단적 행동은 있을 수 없는 행위로 징계 대상”이라며 “관련 규정에 의해 원상회복을 검토 중이다. 승인번호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수 없으나 형사고발이 들어오면 전산망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도덕적 책임이 막중한 공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행위가 발생한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