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나무 주주 구성을 보면 네이버의 최대 라이벌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카카오)가 1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카오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합병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 카카오는 두나무의 초기 투자자로서 오랜 기간 협력해왔다. 2022년 11월에는 약 5780억 원을 투자해 3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이번 합병에서 평가된 두나무 기업가치는 15조 원 수준이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카카오는 1조 5000억 원 넘는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합병 시너지를 발휘하면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카카오페이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약화된다. 카카오가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이번 합병에 제동을 걸면 두나무의 가치는 유지하면서 네이버와의 협력은 막을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한도는 협의를 통해 조정 가능하다. 두나무가 매수청구권 가격을 높이도록 압박한다면 카카오로서는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하면서 잠재 경쟁사의 현금자산은 더 많이 소진시킬 수 있다.
반면 카카오가 합병에 동의하면 네이버파이낸셜의 4대주주로 위치가 낮아지고, 경영에 간여할 권한도 사실상 잃게 된다. 송치형 두나무 의장을 비롯한 두나무 1·2대 주주는 의결권 위임을 통해 경영에 대한 모든 권한을 네이버에 넘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를 비롯해 지분율이 크게 하락할 두나무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 외에도 두나무 주요 주주인 우리기술투자(7.2%), 한화투자증권(5.94%)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이유다. 두나무의 소액주주 비율도 23.76%에 달한다.
변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상장이다. 송치형 의장이 1대주주임에도 네이버파이낸셜 경영권을 포기한 것은 향후 상당한 반대급부를 노린 결정일 수 있다. 네이버 대주주 등극 또는 나스닥 상장이다. 나스닥 상장이 이뤄진다면 기업 가치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카카오 등 기존 두나무 주주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큰 수익을 기대할 만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국내 영업에 기반한 금융회사가 미국에 상장하도록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결국 네이버와 두나무의 합병은 카카오 김범수 센터장의 전략적 선택에 달린 모양이 됐다. 카카오의 결정은 단순한 자금 회수를 넘어, 향후 가상자산·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두 빅테크의 경쟁 구도를 결정짓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열희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