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고 조진웅이 신비주의 콘셉트의 연예인이라 본인 관련 정보 공개를 최소화한 것은 아니다. 과거 연예계에선 신비주의 콘셉트의 스타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조진웅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 담백한 모습을 선보여 사랑을 받아온 케이스에 속한다.
디스패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조진웅의 실제 생일은 1976년 4월 6일이고, 부산으로 귀향하기 전 서울 등지에서도 고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고등학교는 최종 졸업 학교만 밝히는 게 일반적이고 본명 대신 활동명을 사용하는 것도 연예계에선 흔한 일이다. 실제 나이 대신 소위 ‘방송 나이’를 쓰는 사례도 많은데 조진웅처럼 ‘생년’은 그대로 두고 ‘월일’만 바꾸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문제는 조진웅의 본인 관련 정보 공개 최소화가 과거 각종 범죄 이력을 감추기 위해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12월 5일 오전에 보도된 디스패치 단독 기사에 따르면 조진웅은 고교 시절에 소위 일진이었다고 한다. 3대 이상의 정차된 차량을 훔쳐서 타고 다니다 버렸으며 장물에도 손을 댔다고 한다. 시동이 걸린 채 길가에 세워진 차량을 훔친 것으로 당시는 고등학생이라 무면허였다.
게다가 고교 2학년 때 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았다고 한다. 미성년자였기 때문에 사건이 소년부로 송치돼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의 절반을 교정기관에서 보냈다고 한다. 제보자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조진웅 패거리들이 훔친 차량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부산으로 내려와 경성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한 조진웅은 극단에 들어가 연극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연극배우로 활동하던 성인 시절에도 범죄 행위에 연루됐다. 2003년 술자리에서 극단 단원을 심하게 구타해 폭행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 단역으로 출연해 영화계에 데뷔하기 직전의 일이다. 이 영화에 ‘야생마 패거리’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했는데 당시부터 조진웅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기도 했는데 이때는 ‘말죽거리 잔혹사’를 촬영한 뒤였다. 이미 영화계에 데뷔한 상태였지만 아직 무명의 단역배우이던 터라 조진웅의 음주운전은 매스컴이 주목할 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그렇게 조진웅의 음주운전 적발은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않고 지나갔다.
디스패치의 단독 보도가 나온 뒤 조진웅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는 “보도 내용을 확인 중”이라는 조심스러운 입장만 밝혔다. 관련 의혹이 상당히 구체적인 내용으로 보도된 상황에서 소속사는 ‘강력 부인’이 아닌 ‘확인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공식입장은 5일 저녁 늦게 나왔다. 큰 틀은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다’와 ‘성인이 된 후에도 미흡한 판단으로 심려를 끼친 순간들이 있었다’로 정리된다. 디스패치를 통해 제기된 과거 범죄 이력 관련 의혹을 대부분 인정했다.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는 부인했다.
소속사는 “일부 확인된 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고, 관련 법적 절차 또한 이미 종결된 상태라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폭행 관련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대목은 재판 등 공식적인 사법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확인이 쉬울 수 있다. 제보자 주장처럼 강도강간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아 소년부로 송치돼 교정기관까지 간 이력이 있다면 사실이고, 그런 이력이 없다면 사실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2026년 최고 기대작 드라마인 tvN ‘두 번째 시그널’이다. 2016년 방송돼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그널’의 후속작으로 김은희 작가와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 등 시즌1의 주역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미 지난 8월에 촬영을 모두 종료하고 현재 후속 작업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조진웅 리스크’라는 직격탄을 맞으면서 ‘두 번째 시그널’의 정상적인 방영이 어려워지고 말았다. 개국 20주년에 맞춰 2026년 상반기에 ‘두 번째 시그널’을 방영하려던 tvN은 매우 곤란한 상황에 내몰리고 말았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