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은 2025년 12월 24일 발표한 ‘부동산 관련 정책 최적화 및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첫 번째 핵심 내용은 구매 제한 자격을 완화하는 것이다. 베이징 출신이 아닌 사람이 5환 내 부동산을 사려면 사회보장보험 또는 소득세를 2년만 내면 된다. 6·7환은 1년이다. 이 기간만 충족하면 비베이징 출신도 부동산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정책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원부동산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 신규 주택 거래의 80%가 6·7환에 집중돼 있다. 연구원의 장다웨이 수석 분석가는 “5환 외곽 지역으로 실수요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부동산 업체의 방문객 수가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은 구매 제한 정책의 조정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수요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광저우는 이미 사회보장보험 가입 조건을 폐지했다. 선전은 6개월로 대폭 줄였다. 상하이 역시 1년이다. 장다웨이는 “베이징에 막 온 한 가정이 1년만 지나면 5환 밖에서 집을 살 수 있다는 것은 베이징의 부동산 부양 의지, 인구 유입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부동산합석기관 분석가 궈이는 상대적으로 변동이 적은 5환 이내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쳤다. 궈이는 “5환 이내 도시는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주거 환경이나 생활 지원 시설이 풍부하다. 또 교육 인프라가 좋아 부모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 조건이 완화되면 자금력이 풍부한 수요자들이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중국은 몇 년 전부터 출산을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 베이징도 이를 지원하는 방안을 이번 부동산 정책에 담았다. 앞으로 베이징에선 자녀가 2명 이상이면 추가로 주택을 한 채 구입할 수 있다. 기존에 베이징 출신들은 2채까지 소유할 수 있는데, 다자녀 가정이면 3채로 늘어나는 셈이다. 비베이징 가정 역시 앞서의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2채까지 주택을 살 수 있다.
부동산 분석가 궈이는 “베이징은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별다른 혜택을 주지 않아 불만이 많았다. 이 가정들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보통 다자녀 가정들은 경제력이 탄탄한 편이다. 이들에 대한 맞춤형 설계는 그들의 주거 업그레이드 수요에 부합할 뿐 아니라 그들의 소비 잠재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58연구원의 원장 장보는 이 정책이 베이징 내 주택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기존의 베이징 주택은 2~3인 가구 위주로 지어졌다. 하지만 다자녀 가정이 부동산 시장에 ‘큰손’으로 들어오면 평수가 넓어질 수 있다고 봤다. 장보는 “베이징 신규 주택이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베이징은 2주택 대출에 대한 금리 차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베이징 5환 이내 지역 첫 번째 주택 대출 금리는 은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05%다. 하지만 1주택자가 두 번째 주택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릴 땐 이보다 높은 3.45%가 적용된다. 5환 이외 지역도 마찬가지다. 2주택 구입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베이징은 구체적인 예시를 공개했다. 기존 1주택 보유자가 5환 이내 지역에 추가로 더 주택을 사기 위해 100만 위안(2억 700원)을 30년 원리금 상환으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월 4463위안(99만 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책으로 월 상환금은 4243위안(87만 원)으로 낮아진다. 베이징은 기존의 대출 고객도 새로운 금리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베이징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에 대해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했다. 업체들이 토지를 매입하고, 착공하는 과정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장다웨이는 “프로젝트 주기가 줄어들면 부동산 기업들의 현금 흐름이 개선될 것이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2025년 들어 베이징 부동산 시장은 계약 건수가 감소했고, 매물이 쌓여갔다. 여러 프로젝트가 무산됐다. 베이징이 2025년 연말 특단의 카드를 꺼낸 것도 이 때문이다. 장다웨이는 “관망하던 매수자들이 움직일 것이다. 신축이 활발하게 지어지면 중고 주택 거래 역시 늘어날 것”이라면서 2026년 베이징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부동산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좋은 집’을 원하는 수요자들은 많지만 공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격만 오르는 상황이다. 부동산 당국은 주요 도시들에 ‘맞춤형 정책’을 검토하라고 촉구했고, 수도인 베이징이 선봉에 섰다. 베이징 당국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실수요 고객의 적극적인 시장 진입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베이징 부동산은 전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전과 균형이라는 2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했다”고 했다.
중국=배경화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