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 홈플러스 고객 일부는 이마트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생절차 개시 이후 홈플러스 일부 점포가 폐점하면서 인근 지역 이마트의 매출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7월 폐점한 홈플러스 부천상동점 인근 이마트 부천중동점의 같은 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고 8월 폐점한 홈플러스 대구 칠곡내당점 인근 이마트 점포 역시 26%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지난 9월 폐점한 홈플러스 안산선부점 인근 이마트 안산고잔점의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증가했다. 이마트 전체 1~3분기 연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7.6% 증가(약 3324억 원)하며 큰 폭으로 개선됐는데, 이마트 내부에서는 단순 홈플러스 반사이익이 아닌 가격 경쟁력 강화와 자사 창고형매장 ‘트레이더스’ 확장 전략 등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평가한다.
반면 롯데마트는 홈플러스 위기의 반사이익을 어느 정도 누릴 것이란 관측과 달리 올해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홈플러스 폐점 점포 인근 일부 점포에서는 매출 상승이 나타나 바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 상승 수치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홈플러스 선부점 인근 롯데마트 안산선부점과 홈플러스 동대문점 인근 롯데마트 청량리점이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적 규모에서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마트는 올해 1~3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며 2분기에는 적자로 전환했다.
롯데쇼핑 측은 실적 부진 요인으로 외부 변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해는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며 “정부 소비쿠폰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된 데다 추석 연휴가 전년보다 약 한 달 늦어지며 계절성 수요가 4분기로 이연된 점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이커머스사업부에서 이관된 ‘e그로서리(신선식품 온라인 장보기)’ 사업 인건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유통업계나 전문가들의 해석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마트의 경우 홈플러스 공백기에 맞춰 가격 경쟁력과 필수소비재 중심 프로모션을 강화해 고객을 빠르게 흡수한 반면, 롯데마트는 고객 체감상 가격 완화 효과가 적어 대체 선택지로서 매력이 제한적이라는 평이 많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유도 판촉 활동을 벌였는데 롯데마트는 기억에 남는 기획전이나 차별화 상품이 없었던 것 같다”며 “올해 내수 침체 상황에서 업계 모두 힘들었던 건 사실이나 이 흐름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크게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대비 매장 수가 적은 반면 각 점포(건물) 규모 면에서는 대형 점포 비중이 높아 매장 유지·관리를 위한 고정비 지출 부담이 큰 점도 근본적 한계로 평가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롯데마트는 대형 점포 비중이 높아 고정비 부담이 크고 홈플러스 점포 이탈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입지적 겹침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홈플러스 약화 국면을 공격적인 가격·채널·포맷 전략으로 전환하지 못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마트는 기본 모델인 일반 할인점 위주로 운영 중인 반면 이마트는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로도 고객 몰이에 성공해 실적을 보조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더해 이마트는 이마트와 이마트24, 에브리데이 등 구매 창구를 하나로 합쳐 물건을 싸게 가져오는 통합 매입 체계가 안착된 반면, 롯데는 마트와 슈퍼 통합에 상대적으로 늦게 착수해 원가 경쟁력 격차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롯데마트는 지난 11월 선임된 차우철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 대표는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를 총괄하는 수장으로, 실적 반등과 사업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가격 경쟁력 회복과 상품 차별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옴니채널 전략 재정비가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내년 본격화될 영국 오카도(Ocado·온라인 식료품 유통 자동화 기술 기업) 기반의 ‘e그로서리’ 사업 안착이라는 과제가 차 대표 체제 초반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고객 체감 물가 안정화를 위해 매달 정기 행사인 ‘통큰데이’를 진행하고, 신선지능 마케팅을 통한 농수축산물 품질 경쟁력 제고, 직소싱을 통한 원가 경쟁력 제고,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기반 자동화물류센터를 오픈해 온라인 그로서리 역량 강화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먹거리 진열 면적을 90% 확보한 ‘그랑그로서리’ 콘셉트 매장 등 경쟁사 대비 차별점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