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는 2020~2021년 시의원 신분으로 매년 500만 원씩 총 1000만 원을 진 의원에게 후원했다. 이후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서울시의원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낙선 후인 2022년과 2024년에는 직업을 ‘자영업자’로 기재하고 후원 한도 최고액인 500만 원을 채워 총 1000만 원을 보냈다. 이 밖에도 2016년엔 한정애 민주당 의원(강서구 병)에게 두 차례에 걸쳐 총 500만 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활동하는 진 의원과 A 씨는 정치적 파트너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성준 당시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 씨는 2026년 서울시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진성준 의원실 관계자는 7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A 씨의 후원 사실을 알고는 있었으나 정확한 액수까지는 잘 몰랐다”며 “같은 지역구에서 정치를 하고 있는 동지로서 후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후원하고 나서 개인적으로 연락이 온 적은 없다”고 말했다. A 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박완주 전 민주당 의원(당시 천안시 을)도 지역구 시의원으로부터 장기간 고액 후원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전 천안시의원인 B 씨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총 2000만 원을 박 전 의원에게 후원했다.
2019년 후원 당시 ‘회사원’ 신분이었던 B 씨는 2022년 7월 천안시의원에 당선됐다. B 씨는 박 전 의원이 성추행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2023년에도 500만 원의 후원금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인 C 시의원은 같은 지역구인 국민의힘 태영호 전 의원(강남구 갑)에게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총 800만 원의 정치 후원금을 보냈다. C 시의원은 후원 당시 현직 시의원이었으나 자신의 직업을 ‘정치인’이나 ‘시의원’이 아닌 ‘기타’로 기재했다. 그는 “특별한 이유 없이 응원 목적으로 후원한 것”이라는 취지로 후원 이유를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조 의원 측은 “후원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기사가 나온 뒤 절차를 밟아 후원금을 반환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가라앉지 않았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은 같은 달 29일 성명을 내고 “출마 예정자로부터 고액 후원을 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부적절할 뿐 아니라 공정성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순수한 정치적 후원이었는지, 공천 과정에서의 ‘보험’ 또는 ‘투자’ 성격을 띠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도 본인 지역구 시의원들에게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보도돼 논란이 된 바 있다. 2024년 2월 CBS노컷뉴스에 따르면 이 의원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국민의힘 소속 충주시의원 11명 중 6명으로부터 총 6050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후원 당시 회사원 또는 자영업자였으나 이후 시의원에 당선됐다. 이 의원 측은 “지방선거와 관련해 특별하게 후원을 한 게 아니라 과거부터 후원을 쭉 해오시던 분들”이라고 해명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연 500만 원의 한도 내에서 하는 후원은 불법이 아니다.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에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이 차기 지방선거 공천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의원들의 고액 후원이 적절하느냐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법적으로 허용된 선의 후원금은 의원실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은 “의원님과 친분이 전혀 없는 출마 예정자가 일방적으로 후원금을 내기도 한다”며 “직업을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라고 써서 내면 의원실에서도 후원자가 출마 예정자인지 일반 시민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옛날엔 대놓고 돈을 주기도 했는데, 요즘엔 그렇게 하기 힘드니 (고액 후원으로) 눈도장이라도 찍는 것이 아닌가 싶다”면서도 “여의도에선 공천 앞두고 출마 예정자와 밥도 먹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지역구 국회의원이 기초의원직 공천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뜻 아니겠느냐. 공천권을 가진 소수의 입김이 너무 세다”고 지적했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