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리 사형을 구형해도 무기징역 판결만 이어지자 검찰도 사형 구형에 적극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강력범죄에서 검찰이 먼저 무기징역을 구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서 언급한 2025년 신상정보 피의자 9명 가운데 ‘자경단 성착취물·딥페이크 제작 및 유포 사건’ 김녹완, ‘서천 여성 살인사건’ 이지현, ‘대전 지인 살인사건’ 박찬성, ‘대구 신변보호 여성 살인사건’ 윤정우, ‘대전 괴정동 흉기 살인 사건’ 장재원 등 5명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경찰 파악 피해자만 234명(이 가운데 10대 159명)인 사이버 성폭력 범죄집단의 총책일지라도(김녹완), 산책 나온 40대 여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했을지라도(이지현), 이미 살인사건으로 징역 15년 형을 살고 나와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을지라도(박찬성), 자신의 스토킹 범행으로 경찰 신변 보호를 받고 있는 여성을 살해했을지라도(윤정우) 검찰 구형은 무기징역이었다.

최근 ‘대전 괴정동 흉기 살인 사건’ 장재원의 1심 결심공판이 열렸다. 1월 8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우근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재원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도구를 준비해 계획적으로 유린했으며, 죽이겠다는 협박을 통해 강간하고 결국 살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 30년, 취업제한 10년, 유족 접근 금지, 전자발찌 기각 시 보호관찰 등도 함께 구형했다.

7월 28일 장재원은 오토바이 리스 명의 변경을 이유로 A 씨를 만나 함께 경북 지역으로 이동했다. 명의 변경을 위해 부산에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장재원이 운전한 렌트카는 경북 구미로 향했다. 구미의 한 주차장에서 장재원은 살인을 시도하려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김천으로 이동한 장재원은 숙소에서 A 씨에게 “부산 가자고 한 것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너를 죽이려 했다”고 털어놓았다.
29일 대전으로 돌아온 장재원은 A 씨의 집에 따라 들어가 살해하려 했지만 A 씨가 함께 집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자 노상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 씨를 찔러 살해했다. 바로 도주한 장재원은 다음 날 오전 대전 소재의 장례식장을 돌며 A 씨의 빈소를 찾았다. 정말 사망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는데 결국 A 씨 빈소를 찾은 장재원은 장례식장 직원 신고로 경찰의 추격 대상이 된다. 산성동 지하차도 앞에서 장재원이 타고 도주한 렌트카가 발견됐는데 이미 음독자살을 시도한 상황이었다. 경찰이 급히 병원으로 이송해 장재원의 자살 시도는 무산됐다.
그런데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장재원의 실제 범죄 행각은 훨씬 더 잔혹했다. 7월 28일 A 씨를 만나 구미를 거쳐 김천에 도착한 장재원은 한 무인모텔을 숙소로 잡았다. 그리고 29일 오전 6시 58분경 A 씨를 살해할 것처럼 협박해 성폭행했다. 이후 A 씨를 감금한 채 A 씨 신체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그리고 대전으로 돌아올 때까지 A 씨를 차량 안에 감금했다.
대전 서구 괴정동 소재의 A 씨 집 부근에 도착하자 A 씨는 장재원이 자신의 집에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이에 낮 12시 28분쯤 장재원은 노상에서 A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에 A 씨가 근처에 있는 집배원에게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빼앗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A 씨가 도망가자 장재원은 흉기를 던졌고 이에 맞은 A 씨는 쓰러졌다. 이후 장재원은 쓰러진 A 씨를 차량으로 밟고 지나갔다. 결국 A 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협박과 감금, 성폭행, 신체 무단 촬영 등의 강력 범죄가 이어진 뒤 흉기를 휘두르고 던진 뒤 차량으로 밟고 지나갔다. 1박 2일 동안 이어진 참혹한 범행으로 A 씨는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A 씨 아버지는 2025년 11월 법원에서 기자들에게 “장 씨가 세상에 다시 나오지 않고, 유사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을 수 있게 판결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검찰도 결심공판에서 재판부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