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흑백요리사2)’가 흥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경연 참가자들의 식당은 이미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다만 경연에서 일찍 탈락하거나 방송 분량이 적은 참가자들의 경우 상권 특성과 업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월 13일 최종화 공개를 앞두고 ‘일요신문i’는 ‘흑백요리사2’에 등장한 식당들의 예약·웨이팅 상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25년 12월 17일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계급 전쟁2' 기자간담회에 제작진과 출연진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넷플릭스 공식 통계 플랫폼 ‘투둠’에 따르면 ‘흑백요리사2’는 2025년 12월 16일 공개 이후 3주 연속 한국 쇼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2월 3주와 4주에 연속으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에서 발표한 1월 1주 차 화제성 순위에서 ‘흑백요리사2’는 TV·OTT 드라마·예능을 통틀어 화제성 1위를 차지했다.
새해 가장 핫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흑백요리사2’의 인기는 자연스럽게 출연한 개별 셰프들과 그들의 업장으로 향하고 있다. 외식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흑백요리사2’ 출연 셰프 매장의 예약 건수는 방영 전보다 3.5배 증가했다. 또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PMI)가 1월 7일부터 8일까지 전국 19~59세 남녀 25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퀵폴(Quick Poll)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1.6%가 ‘흑백요리사2’ 열풍을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 72.5%는 방송 시청 후 ‘출연 셰프가 운영하는 매장 방문’이나 ‘콘텐츠 관련 협업 상품 구매’ 등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거나 해보고 싶은 행동이 있다고 답했다. 아직 ‘흑백요리사2’의 최종화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연자들의 업장은 손님들로 붐빌 전망이다. ‘흑백요리사 시즌1’ 방영 당시에도 출연 셰프 식당의 예약 건수가 전주 대비 평균 148% 급증하며 국지적 반등을 이끌어낸 바 있다.
1월 9일 펀덱스 기준 비드라마 부문 인물 화제성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임성근·손종원 셰프의 경우 ‘흑백요리사2’ 출연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사진=임성근·손종원 인스타그램 갈무리1월 9일 펀덱스 기준 비드라마 부문 인물 화제성 각각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임성근·손종원 셰프의 경우 ‘흑백요리사2’ 출연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임 셰프의 유튜브 채널 ‘임짱TV’는 구독자 수 85만 명으로, 방송 출연 전(30만 명대)과 비교해 약 3배 가까이 늘었으며, 손 셰프 역시 10만 명 수준이었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1월 9일 현재 47만 명까지 증가했다. 이 밖에도 선재스님과 ‘서울엄마’ 우정욱 셰프, 최강록 셰프 등이 쓴 책들은 판매량이 10배 넘게 급증했다.
당연히 ‘흑백요리사2’ 출연 셰프들의 매장을 방문하려는 이들도 폭증했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후덕죽 셰프가 이끄는 앰베서더 서울 풀만 ‘호빈’은 이미 4월 초까지 예약이 다 찼다. 손종원 셰프가 총괄로 있는 레스케이프 호텔 ‘라망시크레’와 조선팰리스 호텔 ‘이타닉 가든’ 역시 2월 말까지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서울 엄마’ 우정욱 셰프의 ‘수퍼판’, 김희은 셰프의 ‘소울’, 이준 셰프의 ‘스와니예’ 등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후덕죽 셰프가 이끄는 앰베서더 서울 풀만 ‘호빈’은 4월 초까지 예약이 마감됐다. 사진=캐치테이블 앱 갈무리특히 ‘이타닉 가든’과 ‘호빈’ 등은 1월 ‘빈자리 알림 신청’도 모두 마감된 상황이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앱 이용자들은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 취소가 발생하면 카카오톡 등으로 알려주는 ‘빈자리 알림’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빈자리 알림 신청은 시간대 별로 최대 100명까지 신청할 수 있어, 이들 가게는 예약에 성공하지 못한 채 알림 대기를 하는 인원만 최소 100명이 넘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대부분 예약제로 운영되는 파인다이닝과 달리 대기 고객을 받는 매장들은 웨이팅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정호영 셰프의 ‘우동 카덴’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통해 얼굴을 알린 정 셰프의 인기로 인해 이미 대기 줄이 긴 식당이었다. 정 셰프의 ‘흑백요리사2’ 출연 이후 합정·연희·제주점 모두 평일 점심 기준 대기 100팀을 넘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뉴욕에 간 돼지곰탕’ 옥동식 셰프는 서울 마포구와 미국 뉴욕 등에서 자신의 실명을 내건 돼지곰탕 전문점 ‘옥동식’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오픈런’을 해야 겨우 먹을 수 있다는 후기가 전해지고 있다.
셰프들의 방송 출연 전부터 방문이 어려웠던 식당들의 경우 예약·웨이팅 전쟁이 더 격화됐다. ‘바베큐연구소장’ 유용욱 소장의 ‘유용욱 바비큐연구소’는 미식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미 ‘맛집’ 반열에 올랐다. 대기업 8년차 회사원에서 바비큐 요리 전문가로 거듭난 유 소장의 ‘유용욱 바비큐연구소’는 점심 일부 테이블을 제외하고 모두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캐치테이블 예약은 오픈과 동시에 1월 31일까지 모두 마감됐다.
‘못 먹을텐데’ 김흥규 대표의 ‘한국횟집’은 이미 가수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 ‘먹을텐데’에 소개된 바 있다. 중랑구 중랑역 인근에 위치한 ‘한국횟집’은 1인당 5만 원의 가성비 오마카세로 유명하며 해당 메뉴에 한해 예약이 필요하다. 그 밖의 회와 계절 해산물 등 갖가지 메뉴는 단품으로 주문 가능한데, ‘흑백요리사2’의 인기로 인해 더욱 길어진 웨이팅을 기다린 이후에야 만나볼 수 있다.
‘줄 서는 돈까스’ 김민성 대표가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 ‘헤키’. 김민성 대표는 “메뉴 고민보다 우선 원격 대기 시작과 동시에 대기를 등록하는 게 제일 좋다”고 웨이팅 팁을 전했다. 사진=손우현 기자‘줄 서는 돈까스’ 김민성 대표의 ‘헤키’는 서울 마포구 망원역 인근에 위치한 돈까스 전문 식당이다. 히레카츠 정식과 토리카츠 정식이 대표 메뉴이며, 예약이 없는 헤키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캐치테이블을 통한 현장 대기 또는 원격 대기를 이용해야 한다. 헤키의 가장 큰 장점은 김민성 대표가 직접 상주하며 재료 수급과 손질, 판매 등 손님에게 디시가 전달되는 과정 전반에 관여한다는 점이다. 다만 평소 긴 웨이팅으로 악명이 높은 데다, 예약이 조기 마감되는 경우가 있어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하다.
‘헤키’ 김민성 대표는 ‘일요신문i’와의 인터뷰에서 “(흑백요리사2 출연이)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손님들이 출연 소식에 대해 축하하고, 단골들의 재방문이 늘어나는 등 가게에 대한 사랑이 커진 측면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스타그램 DM으로 ‘못 가는 거 아니냐’ 이러시는데 대기가 많아진 것은 맞다”면서 “이전과 달리 가게 오픈 5분 만에 손님들이 찾아주신다. 주말의 경우 1분 안에 현장 대기가 마감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예약제를 도입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전에 첫 팀 정도를 예약제로 받아봤는데, 오히려 웨이팅보다 더 과열되는 문제가 있어 지금은 예약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메뉴 같은 경우에는 대기 이후에도 변경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메뉴를 신중하게 고르기보다 우선 원격 대기 시작과 동시에 대기를 등록하는 게 제일 좋다”고 웨이팅 팁을 전했다.
‘김치다이닝’이라는 별명의 출연자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온6.5’는 안국역 인근의 한옥에 위치해 고즈넉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김치 타파스 와인바다. 사진=손우현 기자‘흑백요리사2’에서 조기에 탈락한 이들의 식당들도 주목받고 있다. ‘김치다이닝’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온6.5’는 안국역 인근의 한옥에 위치해 고즈넉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김치 타파스 와인바다. 한식을 재해석한 독특한 메뉴 구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당 업장을 찾은 한 손님은 “콘셉트부터 특이했는데 정갈하고 맛있었다”면서 “예약이 힘든 만큼 값어치를 한다”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흑백요리사 시즌 1과 2에 모두 출연한 ‘평가절하’ 박정현 셰프는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서 화덕 요리 전문점 ‘포그’를 운영 중이다. 사진=손우현 기자흑백요리사 시즌 1과 2에 모두 출연한 셰프는 최강록·김도윤 셰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가절하’ 박정현 셰프는 시즌1 첫 미션에서 “고기만으로 승부하겠다”며 패기를 보여줬지만, 심사위원 안성재 셰프로부터 “이 보섭살은 잘못 구워졌다”는 혹평을 듣고 탈락했다. 시즌2에 재도전했지만, 방송에서는 요리하는 장면조차 나오지 않았다. 박 셰프가 운영하는 ‘포그’는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 그의 철학이 담긴 창의성 넘치는 화덕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예약은 불가능하며, 현장 대기만 가능하다.
‘요리과학자’ 신동민 셰프의 디저트 카페 ‘당옥’의 시그니처 메뉴인 ‘밤 몽실 타래 치즈 케이크’. 사진=캐치테이블 앱 갈무리‘요리과학자’ 신동민 셰프는 다른 출연자들의 열렬한 관심 속에서 예선을 진행했으나,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 일본 요리학교와 영국 미슐랭 레스토랑 경력을 거친 신 셰프는 일본식 디저트에 기반을 둔 ‘당옥’을 서울 강남 가로수길에서 운영 중이다. 특히 시그니처 메뉴인 ‘밤 몽실 타래 치즈 케이크’는 면을 쌓아 올린 듯한 비주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인절미를 연상케 하는 ‘와라비 모찌’는 고소한 콩가루와 쫀득한 식감을 제공해 젊은 여성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어나더 미트볼’ 김도형 셰프의 ‘만가타’는 골목 안에 있어 찾기 어렵지만, 그만큼 프라이빗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손우현 기자‘어나더 미트볼’ 김도형 셰프의 ‘만가타’도 주목할 만하다.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만가타’는 골목 안에 있어 찾기 어렵지만, 그만큼 프라이빗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김도형 셰프는 뉴욕 미슐랭 2스타 식당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북유럽 요리 전문가다. 김 셰프가 오너 셰프로 있는 ‘만가타’는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네이버 예약과 캐치테이블 등에서 예약할 수 있다. 북유럽 전통 요리법에 한국의 감성을 더한 메뉴로 구성된 코스가 방문객들의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망원시장 히어로’ 양수현 셰프의 ‘바삭마차’는 망원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현재도 오픈과 동시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유명 맛집이다. 사진=손우현 기자‘망원시장 히어로’ 양수현 셰프의 ‘바삭마차’는 망원시장의 ‘터줏대감’으로 현재도 오픈과 동시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유명 맛집이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에는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을 비롯한 많은 손님이 매장 앞에 줄을 서 있었다. 매장 관계자에 따르면 수제 돈까스를 주 메뉴로 하는 ‘바삭마차’는 2017년 오픈 이후 9년 동안 큰 사랑을 받아왔다고 한다. 양 셰프가 ‘흑백요리사2’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지만, 셰프이자 사업가로서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에 자신의 가게를 입점시키고, 이마트24 등과도 협업하는 등 꾸준히 본인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라오스홀릭’은 망원동에서 라오스 음식점 ‘라오삐약’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오픈 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사진=손우현 기자‘흑백요리사2’에서 독특한 복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라오스홀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라오스 전통 방식으로 생면 쌀국수를 빚는 셰프다. ‘라오스홀릭’은 망원동에서 라오스 음식점 ‘라오삐약’을 운영하고 있는데,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오픈 시간 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같은 이름의 매장이 신용산에도 있으며, 망원본점의 경우 캐치테이블로 예약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