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장기간의 암 치료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들은 식욕 저하, 연하 곤란, 오심 등을 겪으며 영양 결핍 상태에 놓이기 쉽다. 이러한 영양 부족은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 면역력 저하와 근감소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환자가 계획된 치료 일정을 끝까지 유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암 환자에게 식이 치료는 기력 회복과 치료 연속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효과적인 식이 관리를 위해서는 암종과 병기, 수술 여부, 항암·방사선 치료 진행 상황 등 환자의 개별적인 의료적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치료 이력에 따라 신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영양소의 형태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과 같이 소화기계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장기의 물리적 절제로 인해 영양 흡수 영양 흡수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이때 무분별하게 고열량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오히려 덤핑 증후군이나 장폐색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풍경요양병원 제창민 병원장(외과 전문의)은 “일부 환자분들 중에는 이른바 ‘암에 좋다’고 알려진 특정 음식이나 영양소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러한 방식은 일부 영양소는 과잉이 되는 반면, 전체 열량이나 다른 필수 영양소는 부족해져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분한 열량과 단백질을 포함해 비타민과 무기질을 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회복 단계에 따라 고칼로리·고단백 식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 환자의 식단은 질환의 특성과 현재 상태에 따라 세분화돼야 한다. 먼저 환자의 상황별 식단 구성이 필수적이다. 위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는 위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위 절제식’을, 장 수술 전후에는 섬유소와 잔사를 제한해 장에 자극을 줄이는 ‘저잔사식’을 제공해 물리적인 회복을 돕는다.
혈압 관리나 부종, 복수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는 염분을 제한한 ‘저염식’이 필요하며, 갑상선암 방사선 치료 전에는 요오드 섭취를 제한하는 ‘저요오드식’이 권장된다.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식재료를 충분히 익혀 제공하는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에 따라 맞춤형 식단 조절도 병행돼야 한다. 연하 곤란이 있는 환자에게는 부드럽고 자극이 적은 음식이 도움이 되며, 오심과 구토가 심한 경우에는 향과 맛이 부담되지 않는 식단으로 식욕을 돋울 수 있다.
배변 장애 역시 증상에 따라 접근이 달라진다. 변비가 있는 경우에는 식이섬유를 적절히 포함한 식단을, 설사가 지속될 경우에는 지방 함량을 낮추고 장 자극을 줄이는 식단이 권장된다. 이처럼 환자의 사소한 증상 변화까지 고려한 식단 관리는 신체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영양 흡수 효율을 높여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제창민 병원장은 “오랜 기간 암 수술과 치료 과정을 지켜보며 느낀 점은, 수술 결과만큼이나 수술 이후의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환자가 퇴원 후에도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식단을 유지하도록 영양 교육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별적인 관리가 어려운 경우에는 병원이나 암 중점 요양병원의 체계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