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최대 뉴스통신사 PTI에 따르면, 인도 보건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환자는 중태이며 다른 환자들은 집중적인 관찰 아래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5명의 확진자 가운데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도 포함됐다. 인도 보건 당국은 병원 내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의료진 보호를 위한 방역 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니파 바이러스 감염증은 박쥐를 숙주로 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치명률이 매우 높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따라서 감염자가 발생하면 증상 완화에 중점을 둔 대증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1998년 말레이시아의 순가이 니파(Sungai Nipah) 마을에서 처음 발견돼 니파(Nipah) 바이러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표적인 자연 숙주는 과일박쥐로, 돼지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된 과일박쥐의 소변이나 타액으로 오염된 대추야자 수액 등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해 감염 환자와의 직접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잠복기는 4~14일로 주요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구토, 인후통이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뇌염, 발작, 기면, 혼수상태 증상도 나타난다. 치명률이 40~75%로 매우 높은 편이다.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해 아직까지는 풍토병에 더 가깝다. 그렇지만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001년에는 방글라데시 서부 메헤르푸르 지역에서 13명이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돼 9명 사망했다. 당시에는 과일박쥐 분비물이 묻은 수액 등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2001년 인도 동부 서벵골주에서 66명이 감염돼 약 74%의 치명률이 보고됐었는데, 당시에는 병원 내 감염이 주요 전파 루트였다.
2018년 인도 케랄라주에서 19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17명이 사망했다. 무려 89.4%라는 무시무시한 치사율이다. 이후 케랄라주에서는 2021년과 2023년, 2024년에 꾸준히 니파 바이러스 감염이 소규모로 발생했다.
결국 세계보건기구(WHO)가 2024년 6월 니파 바이러스를 국제 공중보건 위기상황을 일으킬 수 있는 우선순위 병원체로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질병관리청이 니파 바이러스를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제1급 법정 감염병이 새롭게 지정된 것은 2020년 1월 코로나19 이후 5년여 만이다. 다만 코로나19는 2022년 4월 2급, 2023년 8월 4급으로 하향 조정돼 현재는 독감(인플루엔자)과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현재 제1급 법정 감염병은 니파 바이러스를 비롯해 에볼라바이러스, 탄저, 페스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총 18종이다.
국내에서는 니파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보고된 바 없지만 국내 상륙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힘들다.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관광과 비즈니스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인도 동부 서벵골주의 니파 바이러스 감염 확산 조짐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까닭은 WHO가 우선순위 병원체로 지정한 뒤 처음으로 집단 발병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처럼 팬데믹으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니파 바이러스가 치명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전파력은 약하기 때문이다. 추정 기본감염재생산수(RO)가 0.5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RO가 1 미만이면 감염이 대규모로 자연 확산되기 어렵다. 코로나19의 경우 초기 RO가 2~4 수준이었다. 니파 바이러스는 병원 내 감염 사례가 많은 편인데 RO는 낮은 수준이지만 병원 등에서 밀접 접촉이 일어나면 감염될 가능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이다. 코로나19의 경우에는 초기부터 RO가 2~4 수준으로 높아 팬데믹 상황을 불러왔는데 거듭해서 변이가 등장할 때마다 RO가 올라갔다. 다행히 전파력이 강해질수록 치명률은 낮아졌다. 니파 바이러스의 경우에도 치명률이 다소 낮아지지만 전파력이 더 강해진 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팬데믹의 공포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WHO가 니파 바이러스를 우선순위 병원체로 지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터라 니파 바이러스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처법은 조기 진단과 선제 격리다. 현재 상황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선제적 격리와 함께 조기 진단을 받아야 한다.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