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 “사형” 구형에 법원 안팎 ‘고심’
조은석 특검팀은 사형을 구형하며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오히려 헌정을 파괴했으며, 최후진술에서도 ‘비상계엄은 경종을 울리려 한 것’이라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성취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었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강조했다.
이런 명분을 앞세우며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하다”며 결심공판에서 ‘사형’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사형이 사실상 폐지된 것이라는 지적을 감안한 듯 “형사사법상 사형은 실제 집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사형’을 놓고 고심하는 기류가 읽힌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유죄’라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사형 선고에 이를 정도인지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특히 법조계 다수 전문가는 사형보다는 무기징역 선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12 사태 및 5·18 민주화 운동 진압 사건으로 1996년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례와 비교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징역 22년 6월 형을 선고받았다. 다수의 살상(내란목적살인)이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12·3 계엄은 국회 봉쇄와 정치인 체포 시도 등 폭동 행위는 명백하나 국민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 대응 덕분에 극단적인 인명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에게는 무기징역, 노 전 대통령에게는 징역 17년의 감형된 형을 선고했고, 두 사람은 약 2년가량 복역한 뒤 사면을 받았다.
형사 재판 경험이 많은 한 판사는 “비상계엄 시간이 비교적 짧았고 무엇보다 총기 등을 사용하라는 지시가 없었지 않느냐”며 “이를 군인들이 이행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과론적으로 피해가 적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형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최근 판사들과 이 이야기를 나눠보면 사형을 선고하기에는 재판부 입장에서 부담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 많았다”며 “다만 과거 12·12 사태부터 5·18까지 이어진 비상계엄의 아픔을 고려하면, 12·3 계엄 당시 국회라는 입법기구를 무력화하려 한 시도 자체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행위”라며 “국회가 저지하지 않았다면 사태가 어디까지 번졌을지 알 수 없는 만큼 무기징역보다 낮은 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덕수 전 총리의 재판이 변수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전 총리 양형이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 선고가 내려질 가능성을 예상하는 것이다.
12·12 사태와 5·18 민주화 운동 진압의 책임을 놓고 노태우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 6월을 선고받았다. 한 전 총리가 2인자인 노 전 대통령보다 6개월 더 높은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한 전 총리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비상계엄에 따른 피해자가 없음에도 과거 비상계엄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래로부터의 내란(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위로부터의 내란(윤석열 전 대통령)이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 기존 내란 사건에 관한 대법원 판결들은 위로부터의 내란에 가담한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기준으로 삼을 수 없다”며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폭동의 근거도 제시했다. 한 전 총리 사건 재판부는 과거 김재규, 이석기 내란 판례를 인용해 “폭동에는 두렵게 만든다는 의미와 함께 그 준비 과정까지 모두 포함된다”고 적시했다. 폭행이 없었어도 비상계엄이 폭동일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인데, 이 판단을 적용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도 법정 최고형(사형)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재판부가 사망자 등 피해자가 없었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격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간 지금, 대한민국 사회와 정치에 끼친 악영향이 더 크다고 보면 충분히 사형도 선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이’ 고려하면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이 ‘같다’는 주장도
윤 전 대통령의 나이를 고려할 때 징역 30~40년으로의 작량감경이 무의미하다는 설명도 나온다. 1960년생인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0년이 선고된다고 가정하면, 윤 전 대통령은 100세가 넘어서나 형을 마친다. 애초 정치적 사건인 만큼 징역 40년이나 무기징역이 큰 차이가 없기에 재판부가 ‘2심’에서도 무기징역보다 낮은 양형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앞선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1심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하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이를 대법원이 확정하면 5~10년 사이의 어느 선거 국면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느냐”며 “판사가 정치적 논란을 무릅쓰며 무기징역과 실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는 징역 30~40년을 작량감경해 선고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