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거는커녕 눈치, 편의 타령…직무 유기 넘어 명백한 '행정 방조'
- 남구청, 불법이기는 하나…이용자 많아 당장 철거는 어려워
- 남구의회 의원 "예산 낭비, 관리·감독 소홀 등 사안 개선되지 않은 한 결국 피해는 구민들에 돌아가"
- 주민들 "남구청이 법 위에 군림한다" 비판
[일요신문] 대구시 남구 강당골 테니스장·파크골프장 입구에 설치된 컨테이너 2동이 8년째 무허가 불법 건축물 상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관할 관청인 남구청은 이를 사실상 방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불법 행위를 단속해야 할 행정기관이 철거와 고발 대신 오히려 세금을 들여 불법을 주도하고 묵인한 사실이 드러나 행정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확대됐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상 '건축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전언이다.
문제는 해당 시설물이 개인이 무단 설치한 것이 아니라, 남구청이 주민 예산을 들여 직접 조성했다는 것이다. 남구청은 당시 이용객들의 휴식 및 창고 공간 마련을 위해 시설을 설치했으나 이 과정에서 행정기관 스스로 법적 검토조차 누락한 것으로 파악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관할 부서의 해명인데, 공원녹지과는 이미 내부적으로 '불법 시설물' 판단을 내렸으면서도, "테니스·파크골프 이용자가 많아 당장 철거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논란이 확산하자 남구청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해당 시설물의 적법화 가능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예정된 잔디 정비 및 펜스 설치 공사 시기에 맞춰 해당 컨테이너를 가설건축물 신고가 가능한 장소로 이전 설치할 계획이라는 것이 구청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행정의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반 시민이 공공부지를 무단 점유할 경우 구청은 건축법 제79조와 제80조에 따라 즉각적인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정작 법을 집행하는 주체가 위반자가 되자 '이용객 편의'를 명분으로 8년 넘게 특혜를 부여해왔기 때문이다.
결국 주민이 하면 불법, 행정이 하면 편의, 법의 기준이 아니라 '편한 대로' 판단하는, 행정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태라는 지적이 지역에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공원을 관리해야 할 부서가 오히려 불법 시설물의 '보호막' 역할을 한 셈으로. 책임자가 없고, 책임도 지지 않고, 결국 세금만 낭비되는 행정이라며, 행정 전반의 점검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는 상황이다.
주민들 사이에서 "남구청이 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구의회 한 구의원은 "구정의 핵심은 주민의 소중한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라며, "예산 낭비, 사업 타당성 부족, 관리·감독 소홀 등과 같은 사안들이 개선되지 않은 한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구민에게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최창현 대구/경북 기자 cch@ilyod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