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안철수 신당론'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문 위원장은 25일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가진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만약에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정치를 한다면 60년 된 옥답(민주당)에 들어와 '오야(일본어로 두목)' 노릇을 해야 한다”며 “지금 밖에서 창당하면 절벽에서 텃밭을 개간하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하면 둘 다 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안철수라면 새로 개간 안 한다. 기름진 옥답에 와서 개척해야 한다”며 “조그만 우리를 만들어 놓고 어디서 매 맞은 사람들만 모아 대장 노릇을 하면 안 된다. 친노가 싫다면 들어와서 '친안'을 만들든지 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 위원장은 “당장 입당하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안철수가 지금 들어와 당을 혁신하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 혁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가 할 일은 숲을 만드는 것이다. 숲이 우거지면 새들이 온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아쉬웠던 점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후보에게 전권을 줬다지만 이는 사실상 아무에게도 권력을 안 준 셈이었다. 배우가 문재인이라면 영화 찍을 감독이 있어야 했다”며 “정세균을 앉힐 거라면 일찌감치 앉혔어야 했다. 사령관 없는 선거를 치렀다. (선대위 지도부에는)양 같은 사람들만 있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