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정보 플랫폼과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촌 지역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80만 원 선(관리비 별도)이다. 2022년 55만 원선이었던 신촌 지역 평균 월세는 2023년 79만 원(관리비 포함)으로 불과 1년 사이 50% 가까이 상승한 후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반 오피스텔이나 원룸 빌라 월세는 100만 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학생들뿐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신촌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세 55만 원으론 창문 없는 고시원밖에 못 간다”며 “요즘 신촌 바닥에서는 ‘근린생활시설(근생)’ 아니고서는 그 가격을 맞추기 어렵다”고 답했다.
신촌 지역 대학에 다니는 A 씨는 “군대 가기 전보다 일반 오피스텔 월세는 너무 올라 있고 방 상태가 괜찮은 곳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돼 있었다”며 “공인중개사가 해당 방에 전입신고는 불가능하지만 월세를 깎아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월세가 50만 원인 방도 있어 공인중개사에 물어보니 관리비가 20만~30만 원이었다”며 “싼 것처럼 속이고 ‘제2의 월세’를 받는 집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신축 빌라 중 상당수가 저층부는 근린생활시설, 고층부는 주택으로 허가받은 뒤 저층부를 불법 개조해 주거용으로 임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는 사무실을 주거용으로 불법 개조한 것이며 수도나 전기도 사무용으로 설계돼 일반 가정집보다 요금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린생활시설은 전입신고가 불가능해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고, 보증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 전세사기 발생 시 구제받을 길이 없다”고 조언했다.
동대문구 회기동·이문동 일대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문·휘경 뉴타운 재개발로 기존의 저렴한 자취방들이 대거 철거되면서 공급 절벽이 발생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과 현지 중개업소 데이터를 종합하면, 2월 기준 회기동 일대 신축 원룸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 기준 65만~70만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5만~60만 원) 대비 15% 가까이 상승했다. 관리비(10만~15만 원)를 포함하면 대학생이 한 달에 주거비로만 80만 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이 틈을 파고든 것이 구축 다가구주택의 ‘방 쪼개기’다. 실제로 회기역 인근의 한 3층짜리 다가구주택은 등기부등본상 6가구가 거주해야 하지만, 12개의 현관문이 달려 있었다. 건물주가 준공 검사 후 가벽을 세워 방 하나를 두 개로 쪼개는 이른바 ‘비둘기장’ 수법을 쓴 것이다.
이곳에 거주하는 대학생 최 아무개 씨는 “옆방 친구가 기침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벽이 얇다”며 “심지어 어떤 방은 보일러를 옆방에서 틀어줘야 온수를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방 쪼개기는 소음 문제뿐 아니라 화재 시 대피로를 막아 대형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 범죄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대학가에서는 ‘가성비 매물’로 포장돼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
#“벌금? 세금이라 생각하고 내면 그만”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전국의 위반 건축물은 약 14만 8000동으로 집계됐다. 2015년 대비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서울시에만 약 7만 7000건의 소규모 주거용 위반 건축물이 존재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매년 항공사진 촬영 등으로 단속에 나서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만, 일부 건물주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대학가 임대업의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이유가 명확하다. 방 하나를 불법으로 쪼개 월세 60만 원씩 두 명에게 받으면 연간 수익은 1440만 원이다. 반면 적발 시 부과되는 이행강제금은 연간 500만~600만 원(공시지가 및 면적에 따라 상이) 수준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회기동의 한 건물주는 “이행강제금을 1년에 한 번 내더라도 쪼개기 방 두 개만 돌리면 남는 장사”라며 “구청 단속 나오면 그때만 잠깐 원상복구 하는 시늉을 하거나 그냥 벌금 내고 계속 돌리는 게 이 바닥의 불문율”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일부 임대인들은 이행강제금 납부액을 세입자들의 관리비에 전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는 “선거철이나 특정 시기마다 양성화를 해주다 보니 임대인들 사이에서 ‘시간이 지나면 합법화된다’는 잘못된 학습 효과가 생겼다”며 “생계형 위반과 고의적인 임대 수익 목적의 쪼개기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구제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방 쪼개기는 화재 등 안전 문제와 직결된 만큼 타협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방 쪼개기는 소방 시설 미비와 피난로 확보 불가 등 세입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주거 취약 계층인 청년들에게 안전하지 않은 주택을 공급하면서 이를 ‘서민 주거 안정’으로 포장해 양성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건축법상 이행강제금은 위반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50% 범위에서 부과되는데, 이를 불법 임대 수익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서진형 교수는 “불법으로 얻는 기대 이익보다 적발 시 손해가 훨씬 크도록 이행강제금을 징벌적 수준으로 강화하고, 불법 건축물에 대한 전수 조사를 정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철준 기자 cj5121@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