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어 "현재 제작진은 유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사전에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사죄드리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 방송 제작 전반에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내부 검토 및 제작 프로세스를 강화해 나가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운명전쟁49' 제작진은 지난 2월 20일에도 사과문을 낸 바 있다. 방송에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으로 순직한 고 김철홍 소방교의 사진과 생시(태어난 시간), 사망 일시 등을 정보로 제공한 뒤 출연진에게 사망 원인을 추리하도록 하는 미션으로 '고인 모독'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당시 제작진은 "프로그램 취지 상 여러 삶과 죽음이 소개될 것이었기에 의미 있고 숭고한 사연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라며 고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이후 김철홍 소방교의 조카라고 밝힌 네티즌이 "(제작진이) 유선상으로 무당이 나온다는 얘기와 경쟁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를 했으나 죽음을 맞추면서 자극적인 표현을 쓰고, 예능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지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큰 분노를 표하면서 주목 받았다.

소방노조 역시 "소방공무원의 순직은 단순한 개인의 사망 사건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고 예우해야 할 공적 희생"이라며 "그러한 죽음을 점술적 방식으로 추리하고 경쟁의 소재로 삼는 연출은 그 취지와 무관하게 고인의 명예와 존엄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며 제작진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04년 피의자 검거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순직한 고 이재현 경장 역시 '사인 맞히기 미션'에 이용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해당 미션 과정에서 한 무속인이 '칼빵'이라고 말하고, 진행을 맡은 전현무도 같은 단어를 반복 언급하면서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경찰관 노조 대안 조직인 전국경찰직장협회(경찰직협)는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공무원의 희생을 '칼빵'이라는 저속한 은어로 비하하고 이를 유희의 소재로 삼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몰상식한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사의 공개 사과와 유가족·전국 경찰공무원에 대한 공식 사죄, 문제의 회차 방영분 즉각 삭제 등을 요구했다.
이에 전현무 측이 지난 2월 23일 "출연자의 발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단어를 그대로 언급했고 표현의 적절성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유족과 각 단체들이 삭제를 요구하고 있는 문제의 방송 분량에 대해 제작진이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