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의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우회 후원 통로’로 활용돼 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 가운데 현금이 오간 직접적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치자금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권 스스로가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전재수 의원은 지난 2일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행사장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김두관 전 경남지사, 명계남 황해도지사 등 여권 인사들이 참석했다.
복수의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기념회 행사장에는 약 50m 길이의 판매대에 흰 봉투와 사인펜 등이 비치돼 있었고, 다량의 5만 원권 지폐가 봉투에 담겨 주최 측에 여러 차례 전달됐다. 전 의원의 책 정가는 2만 원이었지만, 현장에서는 잔돈을 받아가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준비된 봉투가 모두 소진돼 추가 구매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이 없다고 밝히자 전 의원 명의의 계좌번호가 적힌 봉투가 건네졌으며, 해당 계좌로 실제 입금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재수 의원은 관련 내용을 보도한 모 매체를 통해 “잔돈은 모두 거슬러 줬다”며 “웃돈은 책을 여러 권 구매한 경우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부산지역 한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출판기념회에서 책값을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이 사실상 정치활동을 위한 금전 제공으로 인정될 경우 정치자금에 해당할 수 있다”며 “특히 후원회를 통하지 않고 개인 계좌로 직접 입금을 받았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서 강도 높은 비판 나와
관련 내용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강경 대응에 나섰다. 시당은 5일 성명을 통해 “공직에서 물러난 인사가 자숙은커녕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 노골적인 우회 모금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상민 선임대변인은 “책값이 2만 원 수준인 행사장에서 5만 원권 현금 봉투가 오가고, 개인 계좌로 입금을 유도한 정황까지 드러난 것은 정치자금법의 투명성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한 행위”라며 “사실이라면 이는 관행 문제가 아니라 명백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사자는 해명으로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부산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시장 출마를 포함한 정치 행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용성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