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출범한 라이트필드랩은 안경 없이 맨눈으로 감상할 수 있는 3차원(3D)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인 ‘솔리드라이트(SolidLight)’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이다. 해당 기술은 사람의 망막에 이미지를 직접 투사해 별도 스크린 없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으로, 2022년에는 타임(TIME)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에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 벤처 자회사인 삼성벤처투자의 투자를 유치했고 2022년에는 LG디스플레이, 2023년 2월에는 5000만 달러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시리즈B 투자 라운드의 중심에는 엔씨소프트도 있었다. 라이트필드랩은 당시 엔씨소프트가 투자를 주도했으며 LG테크벤처스와 게이츠 프런티어, 코닝 등 신규 투자자와 삼성벤처스, 코슬라 벤처스, 버라이즌, 보쉬, 포비아, 대만국영기술펀드 타이완 캐피탈 등 기존 투자자가 함께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시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라이트필드랩은 몰입형 경험의 미래를 구축하고 있다”며 “보조 장치 없이 3D 콘텐츠를 보고 전달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되면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협업의 방식에도 솔리드라이트를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라이트필드랩은 한때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투자사들에게 미래 디스플레이·콘텐츠 분야의 유망 기술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2023년 투자 유치 당시에는 솔리드라이트 기반 인터랙티브 경험 플랫폼 ‘디파이’도 함께 공개하며, 홀로그램과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실감형 콘텐츠 사업 확장 가능성도 드러냈다.
LG디스플레이의 지분 투자 역시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단순 재무 투자라기보다 미래 디스플레이 생태계를 탐색하고, 당시 급부상하던 메타버스·확장현실(XR)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성격이 짙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기대와 다른 사업 진척 속도였다. 시리즈B 투자 유치 이후 라이트필드랩의 공개 행보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 회사의 X계정(옛 트위터) 활동도 2024년 12월에 올린 게시글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엔데믹 전환 이후 메타버스 열풍이 끝나고 홀로그램 시장 수요도 기대만큼 형성되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빠르게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적 화제성은 컸지만 시장성을 확인할만한 제품과 서비스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산업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당초에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없이 맨눈으로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부각됐지만, 실제 시장은 HMD를 쓰지 않는 쪽은 증강현실(AR)로, HMD를 쓰는 쪽은 가상현실(VR)로 갈라졌다”며 “그 중간 형태인 홀로그램 시장은 끝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자체만 부각됐을 뿐 이용자들이 열광할 만한 수준의 제품이나 서비스, 콘텐츠가 뒤따르지 못하면서 시장성을 잃고 기대감도 꺼졌다”고 덧붙였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