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정부는 정유사가 국제유가 상승분을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발생한 손실 일부를 재정 지원을 통해 보전할 방침이다. 정유사는 직접 손실액을 산정해 분기 말에 정부에 신청해야 한다. 회계사·법조인, 석유업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는 정유사가 제시하는 손실액을 검증하게 된다.
또 정부는 올해 정유사 수출 물량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0% 수준으로 제한한다. 필요 시 조정이 가능하다. 낮아진 공급가격을 피하기 위해 국내 물량을 해외 수출로 돌리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취지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2025년 전체 석유제품 수출량은 4억 8535만 배럴이며, 이 중 경유는 42%, 휘발유 22%로 집계됐다. 특히 경유 수출량은 2억 237만 배럴로 사상 최대치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407억 달러(약 58조 원)로 원유도입액 약 684억 달러 중 59.5%를 수출로 회수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제마진 강세 등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주요 4개 정유사의 2025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마이너스 1조 3000억 원이었으나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총 3조 2248억 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이번 정부 조치와 관련해 김형건 강원대학교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는 “국제 유가가 상승할수록 정제 마진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정유사 입장에서는 수출 성과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됐다”며 “수출 제한 조치가 생겼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실현할 기회를 잃게 됐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일단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내부적으로는 손익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일단 정부와 협조해 시장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정부가 손실을 보장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는 손익 여부를 따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며, 최소 한 달 정도는 지켜봐야만 여파를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다른 관계자도 “방금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에 국내외 물량 변동 등 시장 상황을 오랫동안 살펴봐야만 영향을 확인해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정부가 재정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것과 관련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아직 안 나왔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