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휴지 등 생필품을 미리 사둬야 한다”는 글이 확산되며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화장품 공장이나 플라스틱 라인들 벌써 멈추고 있고 비용도 미친 듯이 뛰었다더라. 생필품 위주로 미리 쟁여두는 중” “일단 물티슈, 주방세제, 화장지, 키친타올, 지퍼백 등 생필품 쟁여놨음” 등의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실제 수급 불안으로 인한 현상으로 보지 않아 소비 심리와 간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화장지 제조·판매업계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i’에 “현재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데 전혀 애로가 없는 상황이며 안정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지 제조기업 깨끗한나라 관계자도 “실제 수요 변화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적인 제품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와의 직접적 연관성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화장지 제조·판매업계 관계자는 “화장지의 주요 원료인 펄프를 미주·캐나다 등 산림 자원국에서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중동 전쟁이나 석유 변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나프타 등 석유화학 상황과도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화장지가 ‘사재기 리스트’에 반드시 등장하는 품목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제품 특성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본다. 화장지는 대체재가 거의 없는 필수재이면서 부피가 커 진열대가 비어 보이기 쉬워, 일부 품절만 발생해도 실제보다 부족 현상이 과장돼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상황은 아직 대규모 사재기로 이어진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일부 품목의 판매 증가와 온라인 정보 확산이 맞물리며 실제 공급 상황과 무관하게 불안이 소비를 자극하는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이러한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대응에 나섰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29일 범부처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물품 수급 위기 대응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 부담과 불편은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 될 것”이라며 “중동발 물품 수급 차질이 국민 생활 필수 품목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하고 단계별 대응 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