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전지 부진에 자금 끌어오기 바쁜 주요 계열사들
증권가는 코스모신소재와 코스모화학의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모신소재에 대한 보고서에서 “향후 전기차 수요 회복 국면에서는 현재의 낮은 가동률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봤다.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지난해 같은 저조한 실적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외에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용 필름 생산을 주요 사업으로 두고 있는데, 이 분야는 반도체 호황 덕에 그나마 선방 중이나 기술 장벽이 높지는 않아 수익성이 아주 탄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소재 업체 중 유일하게 2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업계에서는 숫자를 잘 ‘관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또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흑자를 냈지만, 순이익 부문은 적자를 내는 중이라고 지적한다. 2023년 24만 원에 달했던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현재 5만 원대까지 떨어져 있는데, 주가를 보면 코스모신소재 또한 위기 국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모신소재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4월 중 1500억 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설비 투자 목적이라고 하지만 빚 상환 목적도 있다고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코스모신소재는 350억 원 규모 유상증자 공시에서 자금 조달 목적으로 ‘시설자금’이라고만 적었다.
IB업계에 따르면, 코스모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한다. 비상장사인 코스모그룹 지주회사 코스모앤컴퍼니는 사모펀드 SG PE,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SKS PE 등을 대상으로 290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이 자금 중 일부를 자회사인 코스모신소재에 내려보내고, 일부는 기존 채무 상환에 쓰는 구조다. 회사 측은 자금 조달을 위해 허경수 회장이 보유한 코스모앤컴퍼니 지분 100%에 대한 1순위 근질권, 코스모화학에 대한 근질권, 기업공개(IPO·상장)를 추진하는 코스모로보틱스 주식에 대한 처분 권리 등을 담보로 제공했다. 즉, 회사 자체를 담보로 자금을 유치한 만큼 2차전지 업황이 확 나아지거나 코스모로보틱스 몸값이 뛰어야만 잠재 재무 불안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른 GS가와 달리 공격적인 코스모그룹
코스모그룹은 2차전지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서 엿볼 수 있듯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다른 GS 및 LG가와 달리 기업 경영에 있어 공격적이다. 인수합병(M&A) 또한 마찬가지인데, 코스모신소재는 2011년 인수한 새한미디어가 전신이고 코스모로보틱스는 2023년 인수한 엑소아틀레트아시아가 전신이다.
GS그룹에서 계열분리되는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2015년 코스모화학을 SG PE에 매각했다가, 2019년 가까스로 되찾은 적도 있다. SG PE와의 인연이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코스모그룹은 코스모로보틱스를 인수하는 데 수십억 원에 불과한 자금만 썼다. 2017~2018년 단순 투자자로서 초기 투자했으며, 2023년 56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가져왔다. M&A 판단력 덕분에 수년이 지난 현재 큰 도움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코스모앤컴퍼니는 과거 몇 차례 상장을 검토하다가 철회한 바 있다. 만약 지주회사가 상장했다면, 최근 기류를 봤을 때 자회사 코스모로보틱스는 상장 문턱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코스모그룹 입장에서는 운이 따른 셈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코스모그룹이 코스모로보틱스 경영권 확보에만 관심을 기울여 지분율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분이 많으면 추후 블록딜(시간외 장외 매매) 등으로 직접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이 많으나, 현재로서는 이를 기대할 수 없다.
코스모로보틱스는 현재 코스모앤컴퍼니가 21.04% 보유하고 있고, 허경수 회장이 직접 6.35%를 보유 중이다. 창업주인 오주영 코스모로보틱스 대표의 지분율은 11.82%다.
#주가 전망 좋지만…러시아 비중 큰 것이 관건
코스모로보틱스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 높다. 공모주 매매 전문 펀드매니저들은 코스모로보틱스가 상장 당일 최소 2배 이상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로봇이란 단어만 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우려 요인은 이 회사가 현재 실적을 내는 로봇기업이기는 하지만, 매출처가 러시아에 집중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매출 41억 원 중 러시아 비중이 80%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 매출이 정부 주도의 의료 재활 프로젝트 보조금으로 발생하고 있어 지속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회사 측이 밝힌 대로 신제품 2종(유아용 웨어러블 로봇, 보행보조 로봇)과 미국 홈케어 시장 공략, 산업용 로봇시장 개척 등에서 성과가 나와야만 주가가 중장기적으로도 우상향할 수 있다.
만약 주가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그룹 전체적으로도 재무 부담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지주회사 코스모앤컴퍼니는 허경수 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만큼,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더디면 궁극적으로는 지주회사 또한 상장, 혹은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이재명 정부의 힘이 강력한 상황이라 중복상장이 불가능하지만, 업계에서는 ‘언제까지고 틀어막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란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면서 “코스모앤컴퍼니도 외부 자금을 많이 끌어다 썼다 보니 언젠가는 상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모그룹 관계자는 “코스모신소재의 2차전지 사업 부문은 이미 마이너스(적자)사실을 공시하고 있다”면서 “MLCC 쪽에서 (전체 실적을) 커버를 해서 플러스(흑자)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모로보틱스를 상장한다고 해서 코스모앤컴퍼니가 지분을 바로 팔 수 없다. 해당 지분은 보호예수 3년이 걸려있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상증자를 통해 2차전지 사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차전지 사업이 부담스러우면 재차 투자를 안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코스모앤컴퍼니의 이중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코스모앤컴퍼니의 상장을 검토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 여건이나 조건도 기준에 충족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영훈 언론인 journalist@ilyo.co.kr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