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i’가 최근 서울 중구 등 도심지역 버스정류장 가운데 자전거도로와 인접한 구조의 정류장 10여 곳을 점검한 결과, 버스 이용객과 자전거 이용자, 보행자가 뒤섞여 접촉이나 충돌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다수 확인됐다.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사실상 혼재된 상황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승하차하는 시민들이 자전거도로 위에 서게 돼 서로 동선이 충돌하는 구조다.
이러한 혼란이 더 심한 곳은 자전거도로가 버스정류장 전면(차도 쪽)을 지나는 구조 보다는, 정류장 후면(인도 쪽)을 지나는 구조인 경우다. 승객들은 보통 차도 쪽 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류장 후면(인도 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그곳에 위치한 자전거도로 위에 서게 된다. 출퇴근 시간대 등 혼잡 시간대에는 자전거도로와 보행로 모두 버스 대기 승객으로 막혀 이리저리 우회하는 상황도 쉽게 볼 수 있다.
버스정류장 시설이 차도 쪽으로 개방된 구조와 달리, 인도 쪽을 바라보는 구조인 경우 자전거도로나 보행로가 버스 대기 공간으로 변하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이러한 구조는 주로 인도 폭이 좁은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인도 폭에 따라 기존 여건에 맞게 설계하다 보니 모든 조건을 고려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는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자전거 이용객과 보행자가 서로 안전에 주의할 수 있도록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구청은 버스정류장이 차도 반대 방향(인도 방향)으로 설치된 곳들에 대해서는 방향을 바꿔 재설치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자치구마다 위험 구간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요청한 상태에 있다”며 “위험 구간이 파악되면 시도 구간은 시 예산, 구도 구간은 구 예산으로 정비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자전거와 보행자 간 충돌 사고는 2023년 1352건, 2024년 1677건 등 전국에서 매해 1천 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특히 버스정류장 주변처럼 보행자와 자전거 동선이 중복되는 지점에서 충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24년 서울의 한 버스정류장에서는 버스에서 한 승객이 내리자마자 빠른 속도로 달려오던 자전거와 충돌해 큰 부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영상이 미디어를 통해 확산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인천 연수구는 2021년부터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노면 전광판을 통해 자전거 접근 사실을 시민에게 알려주는 스마트 설비를 도입·운영 중이다. 지난해 경기 하남시는 사고위험지역에서 인공지능(Ai) 영상감지센서를 통해 보행자에게 경고 안내를 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버스 승하차 공간과 자전거도로가 겹치는 구조를 손 볼 대안 마련도 요구된다.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자전거는 원칙적으로 ‘차’에 해당해 차도에 설치해야 한다”며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자전거도로가 보행로 내에 설치되는 것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은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