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고인 신문 절차에 대해 김건희 씨 측은 공판준비기일 때부터 진술을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보여 왔다. 이날도 변호인은 재판부를 향해 “무의미하게 계속 반복되는 질의 답변은 불필요할 것 같다”며 “몇 번 질의응답 과정에 더 이상 진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적절히 끊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특검 측은 “개개의 질문 내용이 다 다르다. 거기에 대해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한다는 의사표시를 한다 해도 재판부가 그 취지를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며 “또 우리가 하는 질문 중 피고인이 자신에 유리하다 생각해서 적극적으로 답을 할 수도 있다. 이에 질문의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에 “굳이 필요하지 않다 생각하면, 축약해 20개 정도 질문만 할 수 있게끔 준비해왔다”고 덧붙였다.
결국 재판부가 받아들여 특검은 피고인 김건희 씨 신문에 20개의 질문을 던졌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1. 피고인은 이정필·이준수·블랙펄인베스트 등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세력에게 3회 연속해서 증권계좌와 자금 등을 맡기고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하게 하셨죠.
2. 이정필·이준수 같은 경우에는 손실이 발생해 손실 보상 받으셨습니까.
3. 이정필·이준수·블랙펄인베스트가 시세조종 세력이고, 이들이 시세조종할 것임을 알고 계셨습니까.
4. 이정필한테 약 16억 원, 이준수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 69만 주, 블랙펄인베스트에는 20억 원 거액을 맡겼는데, 이렇게 거액을 맡긴 거는 원금 보장을 받았고 블랙벌인베스트 등이 주가를 올려 수익을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까.
5.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인 권오수와 잘 알고, 초기 투자자로서 도이치모터스 회사 사정에 밝고 주식을 직접 매매한 경험도 있지 않습니까. 근데 피고인이 직접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매매하지 않고, 굳이 이정필·이준수·블랙펄인베스트 같은 시세조종 세력에게 계좌와 거래 자금을 맡겨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단일 종목을 거래하게 한 이유는, 이들이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관해 시세조종을 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 아닙니까.
6. 블랙펄인베스트하고 수익을 6 대 4로 나누기로 했잖아요. 이정필하고도 수익을 6 대 4나 7 대 3으로 나누기로 하셨습니까.
7. 수익을 많이 나눠주시기로 한 것 같은데, 이정필이나 이준수·블랙펄인베스트와 같은 사람들이 시세조종 세력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 아닙니까.
8. 과거 검찰 수사과정 그리고 배우자 윤석열의 대통령 선거 기간 블랙펄인베스트한테 미래에셋증권 계좌랑 자금 맡긴 사실을 부인하셨잖아요. 직접 운용했다고 주장하셨고. 그때 그렇게 사실과 다르게 주장하신 이유가 뭡니까.
9. 대신증권 계좌에서 2010년 10월 28일에 10만 주, 11월 1일에 8만 주, 양일에 걸쳐 18만 주를 매도하셨는데, 이렇게 대량으로 매도를 하게 되면 평소 거래량에 비추어 보면 거래량이 폭증할 것임은 알고 계셨죠.
10. DS증권 계좌에서 2011년 1월 10일하고 1월 12일, 김XX을 통해서 블록딜을 매도하셨잖아요. 이거는 장내매도 시에 주가 하락 방지하고 블랙펄인베스트 등이 지정한 시세조종 세력에 물량을 넘겨주기 위해서 이루어진 겁니까.
11. 이렇게 블록딜하기 직전인 2011년 1월 6일에 권오수 씨 소개로 하나투자증권 직원 구XX 씨 만나서 계좌 개설하고, 권오수랑 또는 구XX 등과 연락 전후로 자금 입고해서 주식 매매한 적이 있잖아요. 피고인은 하나투자증권 계좌랑 그 자금으로 권오수가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데 가담한 사실이 있는 겁니까.
12. 2012년 9월 초순경에 이준수가 도이치모터스 시세조종 수급 세력으로 가담해서 김XX 등과 함께 주가를 5000원까지 올리기로 계약한 사실을 알고 계셨는데, 맞죠.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정치자금법 위반)
13. 피고인은 2021년 6월 18일경에 함성득 교수의 소개로 명태균을 처음 만난 사실이 있죠.
14. 그 이후로 명태균은 피고인의 남편인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 선거 과정 전반에서 도움을 준 사실이 있죠.
15. 명태균이 처음 만난 사람은 피고인입니다. 피고인과 사이에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기에 명태균이 윤석열 후보의 대선 운동을 도와준 것입니까.
통일교 금품수수(특경법상 알선수재)김건희 씨는 특검의 20개 질문에 모두 “진술 거부합니다”라고만 했다. 김 씨는 공판 마지막 최후진술에서 “저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들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 기회를 준다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낮은 자세로 봉사하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16. 피고인은 2022년 4월 7일과 7월 5일 샤넬 가방 등을 수수한 사실은 인정하나 구체적인 청탁과 관련된 대가로 인식하지는 않았고, 2022년 7월 29일 그라프 목걸이는 수수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 맞나요.
17. 2022년 4월 7일 샤넬 가방 등을 수수하기 전에 통일교 측에서 제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혹은 윤석열 후보를 도와준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18. 2022년 4월 30일 전성배 씨로부터 문자메시지로 ‘유엔 한국 유치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말을 전달 받았는데, 그전에도 통일교 측에서는 원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는 사실 혹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알고 있었나요.
19. 2022년 7월경에는 통일교 세계본부장인 윤영호에게 통일교를 위한 정책적 작업을 진행한다는 말씀을 하지 않았나요. 이게 무슨 의미였나요.
20. 2022년 8월 1일 전성배로부터 그라프 목걸이하고 교육부 장관 예방 청탁 내지 부탁하고, 비공개 미팅 청탁 등의 내용이 기재된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이 있었나요.

특검이 피고인 신문 7번 문항 질문 과정에 김 씨가 “진술 거부하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움직였다. 그러자 특검은 “지금 고개를 가로저은 건 모른다고 대답하는 취지냐”고 물었고, 방청석에서는 특검을 향해 “뭐하는 거냐” 비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후 특검이 최종의견을 말할 때는 ‘윤 어게인’ 방청객들이 중간 중간 불만 섞인 말을 쏟아냈다. 반면 김 씨 측 변호인의 최종의견 때는 호응하며 박수를 쳤다. 공판이 끝나고 김건희 씨가 교정직원들 부축을 받으며 퇴정하자 일부 방청객이 “영부인님 힘내십시오”라고 외치며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법원 경위들이 방청석을 돌아다니며 소란을 제지했지만, ‘윤 어게인’ 지지자들은 오히려 “고압적으로 하지 마라”라고 막무가내의 모습을 보였다. 특검 측도 재판부에 “요즘 피고인 부부 재판이 끝나고 특검이 퇴근할 때 방청객 중 일부가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언행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검은 “원심 선고형이 너무 가볍다”며 지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5년에 벌금 20억 원, 추징금 9억 6000여 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다.
반면 김 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이미 10개월간 구치소 생활을 했고, 그 과정에서 정신과 약을 지속해 복용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난을 감당한 채 모든 재판에 참석했다”며 “의혹이나 평가가 아닌 기록과 증거, 법리에 따라 판단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재판 대원칙은 분명하다”고 무죄 선고를 청했다.
재판부는 4월 28일 항소심 선고를 내린다고 밝혔다. 항소심 첫 재판부터 선고까지 48일이 걸린 ‘속전속결’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기한이 있는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희 특검법에서 정한 항소심 재판기간은 3개월이다. 48일은 특검법이 정한 기간 90여 일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