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의 경우 중동 전쟁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반면 고유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수요는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지나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 등록 전기차는 8만 3529대로 전년 동기(3만 3482대) 대비 149.5% 증가했다. 전체 신차(41만 3049대) 가운데 전기차 비중도 20.2%로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휘발유차는 12.4%, 경유차는 49.1% 줄었다.
이 같은 흐름이 전기차 핵심 소재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금호석유화학에 긍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이 전기자동차의 핵심 소재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SBR)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면서다. 금호석유화학은 2025년 연간 3만 5000t 규모의 SSBR 증설을 마무리했다. 2026년 1분기부터는 상업 가동에 돌입했다.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SSBR은 타이어의 마모, 연비, 내구성이라는 상충 요소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고기능성 합성고무다. 배터리 중량 증가와 잦은 가속·제동이 특징인 전기차 주행 환경에 적합한 소재로 평가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단기 실적에 치우치기보다 기술과 품질, 고객 신뢰라는 본질에 집중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그룹의 주요 계열사도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금호미쓰이화학은 2025년 공정 효율화를 통해 폴리우레탄의 핵심원료인 '메틸렌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MDI)' 생산 능력을 10만t 증설하는 투자를 결정했다. 2024년 20만t 증설한 것에 이어 2년 동안 총 30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글로벌 건설 경기가 둔화된 상황에서 단열재와 자동차 내장재 등에 사용되는 MDI를 늘리며 질적 고도화 전략을 택했다는 평가다.
금호폴리켐도 2025년 프로틸렌디엔 고무(EPDM) 7만t 증설을 통해 연산 31만t 규모의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EPDM은 내열성·내약품성이 뛰어나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 쓰이는 특수 합성고무로 자동차·선박·산업 전반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를 기반으로 금호폴리켐은 스페셜티 제품 확대와 공정 혁신을 통해 수익성과 원가 경쟁력까지 강화할 계획이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주요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을 통해 중동과 유럽 등 신규 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관세와 반덤핑 등 대외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높여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 중이며, 특히 수용성 친환경 에폭시 제품 개발과 상용화를 통해 고부가가치 영역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금호리조트는 여행·레저 트렌드 변화에 맞춰 고객 경험 중심의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나CC를 운영하는 골프사업부는 조경 개선, 잔디 생육 환경 정비, 레이크 수질 관리, 배수 시스템 개선 등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리조트사업부는 설악 파크 골프장과 통영 최신형 요트 등 차별화된 부대시설을 기반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의 체류 경험 전반을 감안한 콘텐츠 확장을 통해 계절과 세대를 아우르는 종합 레저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호석유화학은 1976년 12월 10일에 설립됐으며 합성고무, 합성수지, CNT(탄소나노튜브), 정밀화학, 건자재, 에너지, 페놀 유도체, 리조트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5년 매출과 순이익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유지하며 수익성은 일부 개선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6조 9151억 원으로 전년(7조 1550억 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718억 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3.9%로 소폭 개선됐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922억 원으로 전년(3485억 원) 대비 16.2% 줄었다.
최근에는 탄소나노튜브(CNT) 등 배터리 소재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월 25일에는 포스코퓨처엠·비이아이(BEI)와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무음극 리튬메탈 배터리 소재 개발에 착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한승구 기자 win9@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