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따라 공공기관과 지자체, 국공립학교 등에서는 홀수일에는 차량 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일에는 짝수인 차량만 운행 가능하다. 공영주차장의 경우 요일에 따라 차량 번호 끝자리가 월요일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인 차량은 입차가 불가능하다. 주말에는 5부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시행 첫날인 4월 8일 기준 번호 끝자리가 3이나 8인 차량은 이유를 막론하고 짧은 정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또 만약 7일에 입차해 하루를 넘게 주차한 차량의 경우 출차 시 5부제 적용을 받지 않지만 8일 다시 주차장에 들어올 수 없다. 정기권 차량의 경우 4월 8일 이전에 정기권을 구매한 차주의 차량은 요일에 상관없이 입차가 가능하지만, 신규 구매자의 차량은 5부제 적용을 받는다.
예외도 있다. 기후부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관광지, 주거밀집지역 인근 공영주차장은 예외로 둘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예외 주차장 선정은 지자체에 맡겼다. 서울시의 경우 5부제 시행 대상 공영주차장 75곳과 시행 제외 공영주차장 33곳을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목록에 나오지 않는 구립 공영주차장이나 민간 위탁 공영주차장 등에 대한 정보는 전무한 상태다.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에 입차할 수 있는 예외 차량도 있다. 장애인과 임산부 동승 차량, 긴급·의료·경찰·소방 차량, 전기·수소차는 차량 번호와 관계없이 평일에 모든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공영주차장 할인 혜택을 제공받는 경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 차량과 동일하게 5부제 적용을 받는다.
현장에선 갑작스런 5부제 시행에 혼선을 빚고 있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 등 지도 앱에서는 아직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에 관한 정보가 나오지 않고 있다. 공영주차장 이용 고객은 사전에 이용하려는 공영주차장이 5부제 시행 대상인지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기후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별로 5부제 예외 주차장을 제출하고 있으며, 현재 취합 중”이라고 밝혔다.

30대 회사원 김 아무개 씨는 “평소처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려 했는데 ‘정기권 차량이 아니면 입차할 수 없다’며 차단기가 올라가지 않아 당황했다”면서 “5부제가 시행되는 주차장이라고 하는데 네비게이션 앱에도 나오지 않고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할 것 같다”고 불평했다. 공영주차장에서 만난 한 미국 국적 여성은 기자에게 “남편이 주차를 하지 못했다. 이 주차장에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 되묻기도 했다.
갑작스런 5부제 시행에 시민들이 당황하는 동안 공무원들은 2부제 운영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 공무원은 직장인 커뮤니티 플랫폼 블라인드에 “주간 근무하는 날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테니, 야간 근무하는 날만큼은 차량을 사용하게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야간 근무자도 예외 없이 2부제 적용을 받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 게시글에는 격오지에 근무하는 군인이 당직일 교통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댓글도 달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 교수는 “4월 정기권 이용자, 특수 차량, 전기·수소차 등 여러 이유로 예외 사항이 적용되고 있는데, 이것저것 다 빠지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면 5부제 적용 대상자에게는 정책의 신뢰성이 감소한다.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약이라는 긍정적인 명분에도 불구하고, 지키는 사람만 ‘바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필수 교수는 “우리나라 에너지 믹스 자체가 석탄과 석유, LNG를 절반 가까이 사용하는 구조다. 즉, 정책 예외 대상인 전기·수소차의 연료인 전기를 만들 때 이미 비친환경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는 것”이라면서 “긴급 차량 이외에는 예외가 있으면 안 된다. 공공기관장이나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만약 5부제를 민간까지 확대하면 신뢰성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