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 의원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정 전 구청장은 3선 성동구청장으로 행정 능력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성동구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정원오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보다”라며 “제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코멘트했다.
이후 정 전 구청장은 ‘명심’을 등에 업은 후보로 조명받기 시작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 자체가 정 전 구청장에 현역 의원들이 도전하는 구도로 짜이기 시작했다. 박주민 전현희 의원은 오래 전부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찌감치 채비를 해왔지만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해왔던 정 전 구청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행정가 출신인 정 전 구청장은 중도 확장성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국 선거 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로 흘러가고 있긴 하지만 국민의힘에서 현역 프리미엄을 갖는 오세훈 시장이 나올 경우 승부는 쉽게 점치기 어렵다. 결국 무당층 표심 잡기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정 전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관련해 “오세훈 시정의 무능, 무책임, 무감각으로 인해 삶의 기본은 흔들리고, 기회는 좁아지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옅어졌다”면서 “오세훈 10년 무능을 심판하고 이재명 정부의 유능함을 서울의 승리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아직 정 전 구청장 대항마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4월 16일과 17일 이틀에 걸쳐 책임당원 50%, 일반 국민 50% 방식 여론조사를 통해 본경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윤희숙 전 의원, 박수민 의원 등이 3자 대결을 펼치는 가운데, 최종 후보는 4월 18일에 선출될 전망이다.

그는 “국민의힘 후보가 누가 되든 간에 정 전 구청장은 신선함을 줄 수 있는 인물”이라면서 “신선함은 동시에 ‘신선한 구설’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힘 공세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구청장이 3선의 구청장 출신이긴 하지만 아직 중앙 정치권에서의 혹독한 검증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4월 7일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추 의원은 지방선거 역사상 첫 여성 광역단체장 타이틀을 향한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당내 최다선(6선)인 추 의원은 민주당 대표, 법무부 장관, 국회 법사위원장 등을 지낸 바 있다. 법사위원장 시절 민주당이 추진하는 여러 사법개혁안 처리를 주도했고, 강경 지지층의 호응을 받았다. 추 의원이 ‘명심’의 한 의원, ‘민심’에서 우위를 보였던 김 지사를 누른 것도 이 때문이었다.
4월 8일 추 의원은 경기도의회 기자회견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과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에 감사드리며,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승리로 보답하겠다”면서 “도민이 주인인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도민과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의원은 “저는 당대표를 지내며 대선, 지방선거, 보궐선거 등 모든 선거를 승리로 이끈 바 있다”면서 “이번에도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경선 과정을 함께해 주신 후보들에게도 특별한 감사 말씀을 드린다”면서 “어제 일일이 전화를 드려 모두 한 마음 한 뜻으로 민주당 승리를 위해 뜻을 모으자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추 의원은 “한 의원은 선대위에 합류할 의사를 밝혔다”면서 “(김 지사는) 제가 직접 뵙지는 않아도 페이스북을 통해 승리와 함께하겠다고 해서, 조만간 뵙기로 우선 전화 드렸다”고 했다. 경선 이후 전열 정비에 박차를 가하는 형국이다.
추 의원의 ‘경기도 출격’이 확정됐지만, 상대가 누가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경기도에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 펼쳐진 지방선거에서도 경기도는 민주당 손을 들어줬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군은 있지만, 중량감 측면에서 의문부호가 달려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국민의힘 안팎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의 ‘차출론’이 거론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월 8일 경기지사 후보를 추가 공모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4월 10일 오전 9시부터 4월 12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 접수를 통해 후보 추가 모집에 나섰다. 공관위는 “이번 추가 공모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상징성을 무겁게 받아들여, 훌륭한 인재들에게 참여의 문을 전면 개방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경기도지사 공천 신청자 두 명은 이미 한 달 전에 공관위 면접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다”면서 “그렇게 경기도 공천 신청 30일 만에 발표된 내용은 추가 후보 공모 및 경선이었다”고 했다.
양 최고위원은 “추가 공모를 앞두고 일부 당 지도부와 공관위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엽기적이고 기이하다”면서 “지명도가 있어야 하고 기업인을 찾는다, 첨단산업 반도체·AI 전문가를 찾는다고 한다. 30년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고, 당원이 뽑은 선출직 최고위원을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두고 이 무슨 해괴한 말이냐”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4월 8일 KBS라디오 ‘세상의 모든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경기지사 후보 구인난과 관련해 “제일 좋은 것은 장동혁 대표가 직접 출마하는 것”이라면서 “선당후사 마음과 후보를 못 구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상대당 후보인 추미애 의원과 상성이 가장 잘 맞는 ‘자객’이 필요한 셈인데, 지금 칼을 꺼내겠다고 선뜻 나설 자객이 누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면서 “당 내부 상황이 꼬일 대로 꼬였기 때문에 각자의 이해관계 또한 얽힌 실타래처럼 풀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이 서울과 경기에서 선명성과 명심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도출한 상황과 관련해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서울은 스윙보터가 많은 지역이며, 경기도는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이라면서 “중도층이 많은 서울엔 ‘실무형’을 내세우고, 민주당 지지층이 단단한 경기엔 ‘강성’을 내세우는 맞춤형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서울은 ‘명픽’인데, 경기는 ‘명픽’이라고 보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면서 “‘명픽’을 바라보는 서울과 경기의 당심 차이가 존재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 대목”이라고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