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 수입은 전년도 이월금, 당비, 기탁금, 후원회 기부금, 보조금, 차입금, 기타 등으로 분류된다. 이 중 당원들이 내는 당비와 국고보조금 비중이 가장 높다. 국고보조금은 분기별로 지급하는 경상보조금, 선거 때 지급하는 선거보조금, 여성·장애인 추천보조금 등으로 분류된다.
국고보조금은 거대 정당에 집중된다. 한국은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당에 국고보조금 총액 50%를 균등 지급한다. 5~20석 정당에는 5%를, 5석 미만 정당에는 2%를 준다. 남은 지원금은 의석과 득표율에 따라 다시 배분한다.
2012~2019년 전체 정당의 총수입 대비 당비 비중은 약 20%였다. 반면 국고보조금 평균은 약 30%였다. 201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고보조금 수입이 당비보다 많았다.
2020~2024년까지의 ‘정당활동 개황 및 회계보고’를 보면 2020년대 전체 정당의 총수입 대비 당비·국고보조금 비중은 비슷해졌다. 당비 평균은 약 25%, 국고보조금 평균은 약 25.6%로 집계됐다. 그러나 2021년을 제외하고는 당비 수입보다 국고보조금 수입이 더 많았다. 여전히 한국 정당이 세금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당비 수입 비중이 컸다. 민주당은 2021년과 2023년 당비가 보조금 수입보다 높았다. 2021년 당비 수입은 약 584억 원이고, 2023년은 약 296억 원이었다. 2021년 국고보조금은 약 210억 원, 2023년 약 223억 원으로 집계됐다. 5년간 총 당비 수입은 약 2094억 원으로 국고보조금 수입 약 1883억보다 많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고보조금 의존도가 높았다. 당비가 국고보조금보다 많았던 해는 2023년 한 차례다. 2023년 당비는 약 219억으로, 국고보조금은 약 202억 원으로 집계됐다. 총 당비 수입은 약 1004억 원으로 국고보조금 약 1763억보다 적었다.
이는 당비를 내는 당원 수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2024년 기준 민주당 당비를 낸 당원 수는 131만 명가량이다. 국민의힘은 약 84만 명이었다. 전체 당원 대비 당비 납부 비율도 민주당이 26.2%로 국민의힘(19.1%)보다 높았다.
이는 총수입 차이로 이어졌다. 2020년 국민의힘 총수입은 약 1209억 원으로 민주당(약 951억 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2021년부터 민주당 총수입이 많아졌다. 2021~2024년 민주당 총수입은 국민의힘보다 약 1634억 원 많았다. 당비는 약 912억 원으로 두 배가량 격차가 벌어졌다. 국고보조금은 약 154억 원 더 많았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020년 총선 때 각각 약 109억 원과 약 132억 원, 2022년 대선에서는 각각 약 217억 원과 179억 원, 2024년 총선에서는 각각 약 191억 원과 약 17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거대 양당 재산은 꾸준히 늘어났다. 국민의힘은 2020년 약 610억 원에서 꾸준히 증가, 2024년 약 1198억 원까지 올랐다. 민주당은 2020~2021년과 2022~2023년 재산이 감소했지만 2020년 약 238억 원에서 2024년 약 657억 원까지 증가했다. 특히 대선이 있었던 2022년 증가 폭이 컸다. 2024년 기준 민주당은 현금 및 예금 비중이 약 68%를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토지(642억 원) 비중이 53.6%였다.
#이월금과 특별당비
‘전년도 이월’은 당비, 국고보조금과 더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입 항목이다. 2020~2024년 이월금 비중은 민주당은 약 30%, 국민의힘은 약 16%에 달했다. 선거 다음 해가 되면 이월금 비중은 많이 늘어난다. 총선이 있었던 2020년 이월금 비중은 21.7%였지만 2021년에는 40.7%로 올랐다. 대선이 있었던 2022년에는 12.9%였지만, 2023년에는 56.2%로 급증했다.
이월금 비중 증가의 원인으로는 ‘선거 특수’가 꼽힌다. 2022년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6·1 지방선거 기탁금·심사비 등으로 수백억 원을 거뒀다. 이때 국민의힘이 받은 예비후보 등록비는 약 119억 원, 민주당은 약 113억 원으로 추산됐다. 특별당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약 79억 원과 77억 원을 거둬들였다. 경선 기탁금 등도 무시 못 할 액수다.
정치학자 박상훈은 중앙일보 칼럼 ‘당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2026년도에는 더 큰 이월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별당비, 선거 기탁금, 등록비 등 선거철 수익 요소 때문이다. 이 항목을 모두 더하면 올해 걷힐 민주당 당비 총액은 898억 원으로 추산된다. 2024년 당비(376억 원)의 2.4배다. 박상훈은 “정당이 공직 진출권이라는 독점 상품으로 권리금을 받아 번성하는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했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불투명한 운영 때문에 특별당비는 비리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2000년대까지는 당 비례대표 상위 순번에는 거액의 특별당비를 낸 재력가들이 이름을 올리는 게 관행처럼 이뤄졌다. 16대까지 비례대표 명칭이던 ‘전국구’의 ‘전’자가 ‘돈 전(錢)’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2018년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특별당비 명목으로 공천헌금을 거뒀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박 의원은 불기소됐지만, 측근 두 사람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우재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특별당비 논란에 휩싸였다. 대구 북구청장 출마예정자 공개검증에 참여하려면 특별당비를 내라고 한 것이다. 우 청년최고위원은 공개검증 장소 대관료 등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특별당비였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관련 비용을 자신이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당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찾아보기 어렵다. 2012년 이종걸 당시 민주당 의원이 특별당비 상한액 연간 1억 원, 한 사람이 당에 낸 금액이 연간 1000만 원을 넘을 경우 이름과 액수 공개 등의 내용을 담은 정치자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후 특별당비 양성화를 위한 법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특별당비가 없으면 그 돈이 음성적으로 돌아다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로비를 법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로비가 없는 것이 아니듯 (특별당비도) 음지에 있는 것을 양지로 올리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거 특수’ 논란에 대해서는 “선거 보조금 같은 것들은 선거 공영제 때문에 받는 것이다. 법에 따라 받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대학 입시 때 전형료를 받는데 이것을 받지 말라는 것과 똑같다. ‘선거 특수’는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했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