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8일 오세훈 시장이 윤희숙 전 의원, 박수민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박주민 전현희 의원과의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 결선 없이 집권여당 서울시장 후보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선거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게 됐다. 정원오 후보는 4월 10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뒤 “오세훈 시정의 무능·무책임·무감각으로 인해 삶의 기본은 흔들리고 기회는 좁아지고 미래에 대한 기대는 옅어졌다”며 “오세훈 10년의 무능을 심판하고 이재명 정부의 유능함을 서울의 승리로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세훈 후보는 정 후보에 대해 “준비되지 않은 후보”라고 평가절하했다. 오 후보는 4월 15일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고 미래를 선도하는 개척자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개척자적 리더십이 정말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에 민원 반응형 리더십으로 충분하다고만 주장하시는 정 후보를 보면서 참으로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 ‘잘하고 있다’는 69%였고, ‘잘못하고 있다’는 26%에 그쳤다. 반면 ‘오세훈 시장 직무수행’은 부정평가가 53%로 과반을 넘었고, 긍정평가는 41%였다. ‘지방선거 인식’ 항목에선 ‘국정지원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가 52%, ‘정권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35%를 기록했다(각 여론조사 자세한 사항은 각 여론조사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 후보로선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선거를 이끌어야 하는 당의 장동혁 지도부는 여전히 ‘윤 어게인’ 세력과 절연하지 못하고 있다. 오 후보는 인적 쇄신 등 장동혁 대표 노선 변화를 요구하며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서울시장 경선 공천 신청을 두 차례나 하지 않고 버티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오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독자적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우는 등 당 지도부와 선긋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룬다. 오 후보는 지난 3월 19일 “안타깝게도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는 국민이 납득할 만한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지금 지도부의 모습은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수많은 후보들과 당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무능을 넘어 무책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장동혁 지도부가 혁신 의지를 포기한 채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서울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겠다”며 “서울에서 시작한 변화로 당의 혁신을 추동하고, 비상대책위원회에 버금가는 혁신 선대위를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오 후보가 꺼내든 혁신 선대위에 의문부호를 던지는 시선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혁신 선대위 같은 용어는 정치권에서 과거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현실로 제대로 구현한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며 “오세훈 후보도 지방선거 준비 과정부터 계속 혁신 선대위 말은 하지만 정확한 본인의 구상과 청사진을 설명한 적은 없다. 결국 레토릭에 불과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4월 14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어느 사업이나 초기에는 다 시행착오가 있다”며 “운항 시작 후 1년은 지켜보고 보완점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한강버스 사업의) 대박 조짐이 보이니까 민주당에서 집중적으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종묘개발 논란도 오 후보에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민주당과 정원오 후보는 종묘 앞 초고층재개발을 세계문화유산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전시성 무능 행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는 세운4구역 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민 국가유산청장을 직접 만났고, 추후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오세훈 후보는 ‘사법 리스크’에도 걸려있다.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총 10회의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용을 ‘스폰서’로 불리는 김한정 씨에게 대납시켰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4월 15일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에서 속행공판이 열렸다. 오 후보 측 변호인은 증거조사 일정에 대해 “선거가 임박해 형식적인 증거조사에 피고인을 출석시키는 것은 특검의 정략적 기소 의도를 따라가는 것”이라며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이날 오후 증거조사 계획을 밝히자, 오 후보는 “일찍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6·3 지방선거 관련 일정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이에 재판부가 “왜 마음대로 생각하냐”며 “증거와 수사보고서도 어제 늦게 제출하고, 본인 원하는 대로 진행될 거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고 꾸짖었다.
다음 공판은 4월 22일 열린다. 앞서 오 후보는 재판을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달라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피고인 사정에 맞춰 일정을 임의로 조정하면 직권남용이 될 수 있다’고 일축했다. 이에 선고를 오는 5월 내 내려달라 요청했지만, 다시 재판부는 “판결로 선거에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1심 선고는 6·3 지방선거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오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법정에 출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원오 경선캠프를 지켜봤던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선거는 치러봤지만 광역단체장급 큰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다보니 실수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캠프가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고 문제가 있었다”며 “경선 상대였던 박주민 전현희 의원이 ‘원팀’을 강조했다. 상대 후보 캠프나 민주당에 선거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정원오 캠프에 합류해 힘을 보태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원오 후보는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칸쿤 출장 의혹, 여론조사 왜곡 논란, 박원순·오세훈 발언 논란 등에 휩싸였다. 본선에서도 다시 논쟁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 앞서 민주당 관계자는 “이들 문제는 경선에서 이미 세게 맞았다. 본선에서 국민의힘 측이 다시 키우려 해도 생각보다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판세에도 불구하고 오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역사상 최초의 5선 지자체장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어 명실상부 보수진영 내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지방선거가 끝난 후 이뤄질 당 재편 과정에서 오 후보로의 급격한 세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얘기도 많다. 오 후보의 최대 약점은 당내 세가 약하다는 것인데, 단숨에 이를 극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패배하더라도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윤 어게인 당권파의 집중 포화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지방선거 결과 책임론을 두고 양측 간 전면전이 예상된다. 당권파는 오 후보가 당 공관위 후보 등록을 미루고 당 지도부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며 분란을 조장해 선거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오 후보로선 윤 어게인 퇴장을 요구하는 세력을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의 보궐선거 결과와도 맞물릴 가능성이 높다. 한 전 대표가 원내 진입하면 오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