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총리 후보자 사퇴 이후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나치게 '보안'을 중시하다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박 당선인은 외교사절 방문 등의 공식 일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총리를 비롯한 차기 정부 인선에 매달려 왔다. 특히 총리 인사에 상당한 신경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그러한 과정은 모두 허사가 됐다.
박 당선인이 어떤 식으로 인사를 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조차 “모른다”며 고개를 젓고 있다. 이에 대해 취재진들은 초반엔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는 것 아니냐는 기류였지만 지금은 '진짜 몰라서 모른다'고 하는 것 같다고 받아들인다. 그만큼 박 당선인이 인사에서 '보안 유지'를 최우선 철칙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의 인사와 관련해 온갖 소문들이 무성하다. 박 당선인의 비선라인이 강남의 한 호텔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이곳에서 검증을 하고 있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총리 인선 무산을 계기로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이 변할지 관심거리다. 박 당선인의 한 측근은 “쉽게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 박 당선인이긴 하지만 당직자 임명과 공직자 임명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겠느냐”면서 “지금보다는 더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검증 과정에 신경을 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