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3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파산 후폭풍’ 기사는 국내 수제맥주 업체의 파산을 단순한 ‘설비 과투자’와 ‘편의점 진출 실패’ 같은 미시적 요인으로만 좁게 해석해 아쉬웠다.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주류 시장이 위축되는 환경과 글로벌 구조조정 맥락까지 넓게 조명하는 거시적 통찰이 담기면 더 좋았을 것 같다.
1775호의 ‘양상국 호통 개그 향한 불편한 시선’ 기사는 지나치게 편향된 시각만 반영해, 특정 연예인을 몰아세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카메라 앞에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설정을 과하게 밀어붙인 것을 두고, ‘지역 편견 강화’와 같은 프레임을 씌워 날 선 비판을 퍼부어야 했는지 의문이다. 양상국을 옹호하는 여론도 담았어야 했다.
1776호 ‘6·3 격전지 동행취재’ 기사는 알맹이가 빈약한 ‘수박 겉핥기식 스케치’의 반복으로 보였다. 지역과 기자가 모두 달랐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했고, 후보들의 가벼운 ‘너스레’나 지엽적인 해프닝을 받아 적는 수준에 그쳤다. 기획의 무게감에 비해 결과물의 밀도가 너무나 떨어지는 보도였다. 아이템 자체가 다소 올드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김수자(여·47·생활지원사)
1772호부터 1774호까지 보도된 ‘방림 운영 요양원 12억 대 부정 수급 적발’은 중견기업이 자회사 형태 요양원을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를 총수 일가 사금고처럼 유용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추적해 언론 본연의 감시 기능을 훌륭히 수행한 기사였다. 다만, 경영진의 비리에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왜 이런 부조리가 반복되는지에 대한 구조적 접근이 부족했다.
일요신문이 신뢰받는 시사 고발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누가 얼마를 횡령했다’는 사실 전달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과 해결 방향까지 제시하는 후속 보도를 기대한다.
1772호 ‘과로자살 유족들이 청년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기사는 청년 노동자들의 과로에 대한 현황과 산재 승인율 저조 및 법체계 부족을 다뤄 인상적이었다. 1774호 ‘코리안드림 파고든 계절근로자 착취 실태’ ‘어린이집 보육교사 처우 제자리인 까닭’ 기사 역시 돋보였다.
#정유리(여·33·IT)
1774호 ‘홈플러스 가양·시흥점 휴업 선택’ 기사는 휴업과 폐업이라는 단순 행정적 용어 차이에 지나치게 집착했다고 생각한다. 작은 단어 하나 차이에 매몰되기보다, 홈플러스 전체의 회생 절차와 이로 인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협력업체 연쇄 부도 위기 등 지역 상권의 실질적 고통을 거시적으로 다루는 것이 훨씬 유익했을 것이다.
1775호 ‘강릉 AI 데이터센터 시행사 실체 추적’ 보도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공약의 허상을 잘 검증해준 탐사보도였다. 천문학적인 사업비 뒤에 시행사의 실체와 과거 부실 이력을 등기부와 공시를 통해 꼼꼼하게 취재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1776호 ‘전문가 3인이 본 초과이윤 성과급 논쟁’ 기사는 표면적인 노사 파업 중계를 넘어 ‘기업의 초과이윤은 과연 누구의 몫인가’라는 본질을 파고들어 흥미롭게 봤다.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를 단순한 노사 대립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주주 자본주의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가 충돌하는 화두로 끌어올린 기획력이 돋보였다. 경영·법학·노동 전문가 3인의 시각을 팩트 기반으로 교차 검증하여 논쟁의 입체성을 살리고,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라는 대안을 제시한 점도 좋았다.

1772호 이주향 교수 칼럼은 특히 인상 깊게 읽었다.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를 언급하며 삶과 죽음, 존재의 의미에 대해 철학적으로 성찰하는 내용은 일반적인 시사 칼럼과는 다른 깊이를 보여주었다. 정치·사회 현안 중심의 기사들 사이에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문화·인문학적 접근이 돋보였으며, 이러한 칼럼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1773호 FUN면의 포토유머 코너는 흥미로운 소재로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었으나, 일부 흑백 사진의 화질이 다소 떨어져 사진이 전달해야 할 재미와 현장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1772호, 1773호, 1774호의 캠페인 페이지(69면)에 연속 게재된 ‘우리 문화유산 낙화장’ 기사들이 인상 깊었다. 전통문화 계승과 무형유산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는 공익적 목적은 충분히 공감할 만하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 공예 분야를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다만 동일한 기사와 사진이 여러 차례 반복 게재되면서 이미 읽은 독자 입장에서는 다소 반복적으로 느껴질 수 있었다. 캠페인의 취지를 고려할 때 연속 게재 자체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회차별로 구성에 변화를 준다면 더욱 효과적인 전달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773호 월드 섹션에서는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해외 토픽이 다수 소개되었으나, 일부 자극적인 소재 중심의 구성은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국제 뉴스는 세계 각국의 사회 변화와 문화, 환경, 과학기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흥미 위주의 해외 화제뿐 아니라 공익적 가치와 사회적 의미를 담은 국제 이슈를 보다 확대하여 소개한다면 독자들에게 더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강용(남·36·변호사)
1774호 ‘지방선거 달구는 야구장 공약 허실’ 기사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지자체장 후보들의 무분별한 스포츠 공약을 날카롭게 비판하여 야구팬이자 독자로서 매우 속 시원하게 읽었다.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척돔의 건설·유지비용 데이터와 유명 가수들의 공연 대관 수익 한계 등 구체적인 숫자를 근거로 ‘5만 석 돔구장’ 공약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스포츠를 표심 몰이용 도구로 소비하려는 정치권의 ‘묻지마식 포퓰리즘’을 지적한 보도가 야구팬으로서 반가웠다.
1776호 ‘이마트, 신세계푸드 품을 수 있을까’ 기사는 최근 자본시장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주식 교환 이슈를 다루면서도, 정작 시장의 핵심 메커니즘과 변화된 패러다임을 담아내지 못한 보도로 보여 아쉬웠다. 금융감독원이 두 차례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제동을 걸었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이마트가 가액 산정 방식에서 어떤 취약점을 드러냈는지를 알고 싶었다. 주주들의 목소리도 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을 거친다면 도대체 얼마에 매수하는 것이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해 보였다. 상법 개정 이후 본격적인 ‘주주 시대’가 도래한 만큼, 언론 역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흐름에 맞서는 일반 주주들의 권익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리=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