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장소로 인기가 있을 만한 대형 맥주집도 손님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세련된 인테리어가 민망할 만큼 손님이 없었다. 종로에는 과거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느낌이었다. 거리와 식당에서 어렵지 않게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외국인 관광객을 마주칠 수 있었다.
지난해까지 K-컬처 인기의 영향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면,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 약세 영향까지 더해져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자극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관광객은 지난 5월 기준 194만 5809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지난 5월말 원·달러 환율도 1507.5원으로 전년 동기 1372.0원 대비 9.8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인해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도 아니다. 성동구에서 감자탕 매장을 운영하는 A 씨는 “운영 중인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만한 위치는 아닌데 방문객이 늘었다”면서 “그렇다고 (전체) 매출 증가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다. 전체 손님은 줄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물가가 많이 올라 손님들의 지갑 사정도 빠듯한 거 같다. 매장 방문 횟수를 줄이거나 간단하게 식사만 하고 가는 경우가 늘어 마진율과 매출이 동시에 줄어들고 있다”고 호소했다.
지난 7일 7일 강남역 지하상가. 오후에도 사람이 많아 걷기조차 쉽지 않았던 통로는 과거와 달리 비교적 여유로웠다. 강남역 부근 상가 밀집지역의 분위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거리에 유동인구는 있었지만 과거와 차이가 느껴졌다.
강남역 인근 닭갈비 매장에서 수년간 근무한 매니저 B 씨는 “옛날보다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특히 올해는 (대학교) 방학이 시작했는데도 학생들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자재, 임대료 등이 많이 올라 매장 운영이 더 힘든 상황”이라고 보탰다.
강남역에서 쭈꾸미 집을 운영하는 C 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매장 원가율이 많이 올랐다. (이런 이유로) 예전보다 가져가는 수익이 많이 줄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오르다 보니) 매출도 줄어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만 원 미만의 저렴한 메뉴를 내세운 점포도 이따금 눈에 띄었다. 저가 메뉴의 효과도 크지 않다는 것이 현장이 목소리다. 강남역 인근 김치찌개 집을 운영하는 D 씨는 “운영 매장이 8000원에 김치찌개를 제공하고 있지만 손님이 줄어드는 것이 보일 정도다. 손님들의 주머니 사정도 넉넉지 않은 거 같다”면서 “물가가 올랐지만 음식의 퀄리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선릉역 인근에서 맥주집을 운영하는 사장 E 씨는 “전반적으로 회식을 하지 않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면서 “경기 불황으로 일반 손님들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업들 분위기마저 회식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매출이 예전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24시간 운영하던 매장들도 문을 닫고 있는 추세고 열더라도 매출이 거의 없이 운영되는 매장도 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기업 소속 F 팀장은 “팀마다 분위기가 다르지만 전반적으로 과거와 비교해서는 회식이 확연히 줄었다”면서 “(회사가) 술을 적게 먹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회식은 저녁보다 점심에 하는 경우가 많고 그마저도 횟수를 줄이고 있는 추세다”라고 했다.
선릉역 인근 치킨 매장 자영업자 G 씨는 “체감상 1~2년 사이 거리에 사람이 많이 준 것 같다”면서 “저녁에는 더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요일 반차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불금’이란 말은 옛말이 됐다. 오히려 목요일이 좀 더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영업의 경영난에 대해 고환율·고유가의 영향을 받아 고물가 시대가 고착화된 영향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연성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자영업은 전형적인 내수 사업이다. 이 때문에 고유가, 고환율의 영향을 받은 고물가 기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유가가 급등했던 것은 어느 정도 잡히고 있지만 고환율 기조는 당분간 하락세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경제 규모가 임금을 충분히 상승시킬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면 고물가 기조가 뉴노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박종인 한국소상공인마케팅협회 회장은 “현재는 대기업 중심으로 정부 대책이 이뤄지는 것 같다. 이런 정책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며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과 같은 세부적인 방안들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