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토론에서는 프랜차이즈의 불투명한 비용 구조와 신산업의 규제 불확실성, 단기 실적에 집중된 정부 창업지원 사업, 투자금 회수시장의 부족과 기술탈취 문제 등이 창업 생태계의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다연 이사는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창업자는 고객과 경쟁하기 전에 규정과 싸워야 하고, 혁신으로 경쟁하기 전에 행정 절차를 통과해야 하며, 성장하기 전에 생존부터 걱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업지원 사업이 창업 초기 자금과 기술 개발에는 도움을 주고 있지만, 창업 이후 시장에서 살아남는 과정은 여전히 개인의 책임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창업자에게 필요한 것은 특혜가 아니라 공정한 운동장”이라며 “우리 사회가 혁신적인 기업이 등장할 수 있는 규칙을 만들고 있는지, 기술과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는 시장을 만들고 있는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지 등을 되짚어 봐야 한다”고 했다.
#가격은 본부가, 비용은 점주가

김 회장은 “본사가 사모펀드에 인수된 이후로 본사와 점주 간 문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앞서 메가커피는 2021년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식자재 유통기업 보라티알 김대영 대표가 설립한 투자사 우윤(당시 우윤파트너스) 컨소시엄에 약 1400억 원에 인수됐다.
김 회장은 “본사가 브랜드 경쟁력과 가성비 이미지를 이유로 판매가격을 사실상 유지하면서 원재료와 인건비, 물류비 상승분은 고스란히 점주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던 젤라또 빙수 역시 알바생 사이에선 만들기 가장 힘든 메뉴로 악명이 높았다. 알바생들이 근무하길 기피하니 점주들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점주협의회가 소개한 익명 사례에 따르면 한 매장의 본사 원두 공급가는 1kg당 1만 7600원에서 2만 3650원으로 34.3% 올랐다. 그러나 대표 메뉴의 판매가는 그대로였다. 김 회장은 “원두값뿐만이 아니다. 최저임금이 올라 인건비도 올랐지만 본사의 요구에 따라 판매가격을 사실상 유지하면서 가맹점 수익은 더 나빠졌다”며 “매출이 늘어도 정작 점주에게 남는 돈은 줄어드는 구조”라고 말했다.
물류 발주 방식도 문제로 꼽았다. 메가커피의 경우 가맹점이 원두와 우유 등을 주문하려면 가상계좌에 현금을 미리 넣어둬야 한다. 그런데 이 가상계좌는 본사 명의다. 점주협의회는 가맹점 4300곳이 평균 100만 원씩 선충전할 경우 약 43억 원이 가맹본부 명의 계좌에 머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김 회장은 “점주들의 돈이 본부 계좌에 쌓이지만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나 금융상 이익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알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본사의 결제와 정산 과정도 투명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가맹본부가 특정 포스(POS)와 결제대행업체(PG)를 지정하면 점주가 다른 업체의 수수료와 비교하거나 조건을 협상하기 어렵다. 김 회장은 “점주는 어떤 기준으로 얼마의 수수료가 빠지는지조차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모바일 상품권과 쿠폰도 할인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 대금은 언제 정산되는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굿즈나 신메뉴를 내놓을 때 물량을 일괄 배정하는 관행도 거론했다. 김 회장은 “점주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만큼 주문하는 게 아니라 본부가 정한 물량을 받아야 한다”며 “팔리지 않고 남은 재고까지 결국 점주가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판매가격과 원재료 공급가를 본부와 점주가 함께 논의할 협의기구를 만들고, 공급가격의 산정 근거와 결제·상품권 수수료, 정산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광고·판촉 행사와 굿즈 배정에는 점주의 사전 동의를 받고, 팔리지 않은 물량은 반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 회장은 “점주에게 돈을 더 달라는 게 아니라 비용과 정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택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신기업, 규제 대상 아닌 미래 파트너로 봐야

더스윙은 공유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배달 노동자를 위한 이동수단, 전기자전거 구독, 어린이 통학 셔틀 등을 운영하는 모빌리티 기업이다. 김형산 더스윙 대표는 초기창업패키지와 기술보증기금의 예비 유니콘 지원 등을 발판으로 회사를 성장시켰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선 김 대표는 “정부의 지원 덕분에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넘고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기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자 기존 질서와 부딪히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제도와 이해관계와 출동하면 기업은 시장보다 민원과 행정 대응을 먼저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더스윙은 2025년 국정감사에서 가맹사업법 회피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스윙이 지역 사업자를 ‘파트너’로 모집하면서도 가격과 영업 방식을 관리해 사실상 가맹사업을 운영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더스윙 측은 “공정위로부터 가맹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현재 공정위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혁신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조사 과정에서 기업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존중하겠지만 기업은 최종 결론이 나오기 전에 이미 상당한 비용을 치른다. 대표와 직원들이 대응에 매달리는 동안 투자와 채용, 신사업 추진은 미뤄진다”며 “조사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 없던 혁신산업을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무엇이 허용되고 허용되지 않는지 사전 컨설팅 기능을 더욱 확대했으면 한다”며 “혁신기업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도시와 산업의 미래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봐주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본사와 가맹점주 상생하는 타협 제도 필요”

최 옴부즈만은 창업자가 감수해야 할 ‘시장의 위험’과 국가나 행정이 해결해야 할 ‘제도의 불확실성’이 뒤섞여 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대한민국은 창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만, 창업 이후의 생존은 철저히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 옴부즈만은 유연한 규제 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규제 샌드박스가 시한부 스타트업을 양산하는 시스템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위험의 정도에 따른 유연한 규제 설계와 함께 실증 후 모법 개정을 의무화하는 행정·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창업 지원 역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봤다. 최 옴부즈만은 “창업 지원 제도가 단기 매출, 고용 인원 등 정량적 성과에만 치중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행정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며 “뿐만 아니라 실패한 창업자의 제도적 패자부활전 시스템 확립 등 정부가 스타트업 시장 안착을 위한 징검다리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가 상생할 수 있는 분쟁해결제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 옴부즈만은 본사가 피해 구제와 상생 방안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동의의결제’와 같은 타협제도를 활성화하면 분쟁을 장기화하지 않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수익모델도 바뀔 필요가 있다. 최 옴부즈만은 “가맹점의 매출 증대가 본사의 수익으로 직결되는 상생 구조야말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라며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서 이미 검증된 ‘매출 연동형 로열티 파트너십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창업 초기의 자금 지원뿐 아니라 사업을 운영하고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과 제도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최희주 기자 hjoo@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