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사업 수요 늘어날 가능성 높은 시장"

삼성물산은 신설 에너지 전문법인을 통해 싱가포르 현지에서 에너지 사업 기회를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증설, 수송 체계 전철화 등으로 전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토가 좁아 대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태양광·ESS(에너지저장장치) 연계 사업이나 전력거래 시스템 등 분야에서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싱가포르는 2030년 태양광 보급 목표를 기존 2GW(기가와트)에서 3GW로 높이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자체 시장뿐 아니라 주변 동남아 국가의 에너지 사업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 역할도 기대된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기관과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기자재 공급사 등이 밀집해 있어 에너지 프로젝트의 초기 사업 개발부터 투자 유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기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주변국에서 실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수행하려면 해당 국가의 현지 거점이 필요하다. 국가별 사업 면허와 인허가, 현지 조달 체계 등을 별도로 갖춰야 해서다. 정웅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국제협력센터장은 “싱가포르 내 프로젝트 수주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싱가포르에서는 투자·금융·계약·관리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실제 프로젝트는 해당 국가의 현지 법인이나 파트너를 통해 추진하는 방식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동남아 지역은 향후 에너지 인프라 발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동남아는 자원이 풍부한데 에너지 개발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 많아 에너지 인프라 사업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원을 다변화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동남아 국가 상당수는 석탄 발전 의존도가 높다. 석유와 LNG(액화천연가스) 수입 의존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전체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48%에 달했다. 아세안 정책 분야 한 전문가는 “탄소중립이 중요해지는 흐름에서 석탄 발전을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원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대형 원전 개발 경험을 토대로 동남아에서 SMR(소형모듈원자로) 사업 기회도 엿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10월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 합작 법인인 GVH와 유럽·동남아·중동 지역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SMR 사업 초기 단계부터 EPC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에너지 전반에 대한 역내 사업 중심"
올해 초 삼성물산은 향후 3년간 에너지와 바이오를 두 축으로 한 미래 성장사업에 최대 7조 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해외 태양광과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등 신재생에너지, 수소, SMR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건설업계가 주택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등 하이테크 프로젝트를 앞세워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 올해 2분기 건설부문 매출은 3조 9880억 원, 영업이익은 2020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17.5%, 71.2% 증가했다. 상반기 하이테크 부문 수주액은 6조 4000억 원으로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6조 8000억 원)를 사실상 달성했다. 다만 대형 하이테크 프로젝트의 공정 진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에너지 등으로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아직 하이테크와 정비사업 비중이 높은 편이다. 에너지 사업에선 원전과 LNG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선 카타르 태양광 사업이 주요 수주잔고로 잡혀 있다”며 “SMR은 아직 실적 기여도가 크지 않지만 에너지 사업에서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설립하는 신규 에너지 전문법인은) 에너지 전반에 대한 역내 사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며 “기존 싱가포르 법인과 긴밀히 협력해 유기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