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오히는 클로버게임즈를 알린 대표 흥행작이다. 2020년 3월 출시된 뒤 같은 해 7월 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넘어섰고 북미·남미·유럽 등 143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2020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클로버게임즈가 올해 경영난으로 파산하면서 로오히를 포함한 게임 서비스도 종료됐다.
같은 날 공매에 나오는 헤븐헬즈의 1차 최저매각가는 1억 원이다. 헤븐헬즈는 클로버게임즈가 2023년 150억 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회사는 당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비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국내 출시 뒤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공매 시작가격은 로오히보다 7000만 원 높다.
가격차는 두 게임에서 매수자가 가져갈 수 있는 자산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로오히를 사들이는 사업자는 이미 알려진 캐릭터와 브랜드를 활용해 후속작이나 굿즈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헤븐헬즈는 최근 제작된 3D 캐릭터와 그래픽 등 아트 리소스를 활용해 새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캐릭터 원화와 그래픽을 처음부터 다시 제작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게임 IP와 개발자산을 사고파는 사례는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게임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서비스를 접는 게임이 늘고 있고, 과거에는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던 개발자산 거래도 저작권을 갖춘 정식 거래 형태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서비스에 실패한 게임이라도 캐릭터와 그래픽 등 이미 제작된 자산을 다른 게임 개발에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위정현 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장은 “그동안 이런 거래가 많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패하는 게임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고, 소스코드뿐 아니라 IP나 캐릭터 같은 리소스를 사고파는 일도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서비스가 끝난 게임이라도 기존 리소스를 기반으로 다시 개발할 수 있다”며 “망한 게임의 리소스를 재활용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hurrymi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