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6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신철 장관이 위장전입을 통해 철거민 지위를 확보했고, 시가 22억 원에 달하는 서초구 아파트를 철거민 대상 특별분양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강 장관은 화천군 소재 부대에서 대대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8년 3월 화천군 군인아파트에서 구로구 천왕동 주택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당시 강 장관 자녀들 주소지는 장인 소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자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10월 구로구청은 서울 남부구치소 이전 사업 부지로 편입된 천왕동 부지를 보상 매입했다. 여기엔 강 장관 주소지 주택도 포함돼 있었다. 철거민 자격을 얻은 강 장관은 다시 2009년 5월 화천군 군인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2012년 8월 강 장관은 철거민에게 우선공급되는 서초 네이처힐 3단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강 장관 측은 “(구로구 천왕동) 주소지는 1997년 정상적으로 증여받은 단독주택으로 후보자(강 장관)와 배우자 등 가족들이 수시로 가서 지낸 곳”이라며 “군인 직업 특성상 1~2년 단위의 격오지 순환근무를 수행해야 했고, 격오지 관사는 ‘임시 복무지’일 뿐 서울 본인 소유 가옥은 향후 복귀할 유일한 생활 근거지였다”고 해명했다.
강 장관 측은 “다만 근무지를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실제 거주지와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일치시키거나, 근무지 이동 등에 따른 ‘토지보상법 시행령’ 상 법정 예외사유의 소명 등 일부 행정절차를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강 장관뿐 아니라 부친, 형, 고모 등 가족들도 유사한 방식을 통해 철거민 특별공급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증폭됐다. 강 장관 부친과 고모도 철거민 자격으로 서초구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강 장관 형은 구로구에 철거민 특별공급으로 할당된 아파트를 받았다.
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청문회에서 부동산 관련 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정부 시책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희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 보상이 그때 당시도 정말 적은 보상이었다”면서 “몇십 배의 아파트 차익을 얻었다고 그러던데 지금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손해”라고 했다.

강 장관 장남은 이모와 이모부로부터 7억 1550만 원을 빌렸다. 이모부로부터 2억 1550만 원, 이모로부터 5억 원이었다. 이모부에게는 무이자, 이모에게는 법정이자율 4.6%를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차용을 가장한 편법 증여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세무사는 “강 장관 장남이 이모부로부터 빌린 2억 1550만 원은 세법상 무이자 차용이 가능한 최대치인 2억 1700만 원에 근접한 수치”라면서 “강 장관 장남이 이모와 이모부에게 빌린 금액을 지속적으로 상환하고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편법 증여가 될 것이고, 상환이 되고 있다면 정상적인 차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철거민 특별공급과 재건축 조합원 승계를 위한 상가 매입 등 강 장관 일가의 ‘부동산 스킬’은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부동산 거래에서 보여준) 디테일한 행동 양식은 군에서 말하는 ‘교범’으로 불릴 만한 정도”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 이익을 위해 부동산을 어떻게 하는지는 본인의 자유”라면서도 “부동산 시세차익을 사실상 ‘악’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가 이런 인사를 국무위원으로 지명한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용혜인 김승원 후보자 사퇴 이후 강 장관 역시 ‘낙마 대상’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9월 20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국민이 용혜인과 김승원을 쫓아냈다”면서 “강신철이 아니라 ‘간신철’, 심지어는 ‘간신철거민’이다. 이런 사람에게 대한민국 국방을 맡길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즉각 강신철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9월 20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서민을 위한 제도를 뺏어간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되느냐”면서 “대한민국 전군을 철거민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강신철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시당 대변인은 “강신철 임명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면서 “국방부 장관의 최우선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하는 일인데, 강신철 장관은 일가족과 함께 철거민에게 돌아가야 할 특별공급 아파트를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이처럼 철거민의 재산을 업신여긴 사람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리 만무하다”면서 “이 같은 인물을 국방부 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중에도 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내부에선 강 장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전직 군 관계자는 “4성 장군 출신 강 장관은 ‘젠틀맨’ 스타일로, 합리적으로 군을 이끌 수 있는 인사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면서도 “육사 출신인 강 장관이 국군사관학교 통합과 관련해 애매모호한 논리를 내세우며 찬성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선 우려가 적지 않다”고 했다. 군이 반발하고 있는 국군사관학교 통합 이슈가 강 장관의 최대 난제가 될 것이란 취지다.
앞서 9월 14일 강 장관은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을 통해 “사관학교 통합은 필요하다”면서 “공통으로 함께 해야 하는 가치 있는 교육들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이 답변을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 논리대로라면 ROTC(학군사관)도 함께 통합해야 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